[본 기사는 2월 12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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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업계에서 시장점유율 규제를 두고 논쟁이 뜨겁다. '공룡' KT가 규제를 받지 않는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를 앞세워 유료방송 시장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생존위기에 몰린 케이블TV업체들이 씨앤앰 매각을 계기로 구조재편에 들어갈 전망이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와 방송업계에 따르면 케이블TV업체 씨앤앰 매각 인수후보군은 설 연휴 이후에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아직 가시적인 인수후보군은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씨앤앰 매각 시점과 유료방송 합산 규제 논란이 맞물리며 매각측과 인수후보간 셈법은 복잡해지고 있다. 새삼 케이블TV업계가 처한 어려움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케이블TV 사업자 및 IPTV 사업자와 위성방송 사업자간 비대칭 규제가 논란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현행 법령상 케이블TV(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IPTV 서비스 사업자의 경우 특정업체가 해당분야에서 각각 삼분의 일 이상 점유율 확보가 금지돼 있다. 반면 위성방송인 KT스카이라이프는 점유율 관련 규제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KT는 IPTV와 위성방송 결합상품을 통해 전체 유료방송 시장에서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상황이다.
KT에 따르면 지난해 8월말 기준 KT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KT IPTV 18.56%(가입자 554만명), 스카이라이프 14.87%(425만명) 등이다. 이중 IPTV+위성방송 결합상품 가입자는 233만명으로 중복산입분을 제외할 경우 KT의 전체 시장점유율은 28.1%다. 이는 같은달 기준 CJ헬로비전 14.29%, 티브로드 11.72%, 씨앤앰 8.63%, SK브로드밴드 8.28% 등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케이블TV의 경우 기존 가입자 방어에도 급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KT의 점유율 확대에 맞설 방법으로 일단 유료방송 합산규제 이슈가 나왔지만 결국에는 케이블TV 시장개편만이 답인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문제는 케이블TV업계가 씨앤앰 인수를 통해 시장개편 주도권을 잡고 싶어하지만 현재 케이블TV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케이블TV업계 관계자는 "씨앤앰 매각측이 부르는 2조~3조원에 달하는 가격은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어려운 시장상황에서 씨앤앰 매각가격이 너무 과하다는 인식인 셈이다.
반면 IB업계에서는 케이블TV업체들이 결국 씨앤앰 인수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IB 관계자는 "KT에 맞서싸울 덩치를 확보하기 위해 씨앤앰 인수는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 1,2위 CJ헬로비전이나 티브로드가 3위 씨앤앰을 사들일 경우 시장점유율을 20~23%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KT에 크게 밀리지 않는 점유율이다. 아울러 케이블TV사업자 개편과정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도 갖추게 된다.
결국 관건은 가격이다. 매각, 인수 어느측이 더 절실하냐 싸움인 셈이다.
매각측은 올해로 다가온 펀드 및 인수금융 만기가 약점이다. 인수측은 '생존' 자체가 걸려있는 상황에서 과한 인수가격은 '승자의 저주'로 돌아온다는 딜레마에 봉착해 있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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