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1호선 서동탄역에서 택시를 타고 약 20분간 달리니 KTX와 GTX(광역급행철도) 복합환승센터인 동탄역 개발부지에 도착했다. 설 연휴에도 아랑곳없이 덤프트럭이 진흙길을 오가며 공사에 한창이었다.
최근 입주를 시작한 동탄2신도시는 아직 교통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광역급행버스(M버스)를 제외하면 시내버스 이용도 불편한게 현재 상황이다.
실제로 이날 KTX 동탄역 부지 맞은편에서 20분간 버스를 기다렸지만 버스는커녕 택시 한 대 지나가지 않았다. 지난달 입주한 계룡리슈빌 앞에서 콜택시를 불러 겨우 탔다. 동탄에서 택시운전을 10년 넘게 해왔다는 기사는 "동탄2신도시 길거리에서 택시를 잡는 건 하늘의 별 따기”라며 "서동탄역에서는 20분에 한 대, 병점역에서는 7~8분마다 한 대 꼴로 빈 택시가 나타날 정도여서 동탄2신도시에서 동탄으로 이동할 때도 지하철 병점역을 이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TX 동탄역 부지 입구에서 동탄호수공원까지 이어지는 길에 횡단보도도 여러 개 설치돼 있었지만 신호등은 아직 작동하지 않았다.
동탄2에는 지난달 EG더원(642가구)·계룡리슈빌(656가구)·모아미래도(460가구)·동탄센트럴자이(559가구) 등이 입주했다. 이달 말 동탄2 우남퍼스트빌(1442가구)과 동탄2 KCC 스위첸(640가구) 등도 입주를 시작해 올해 1만6535가구가 들어선다. 입주가 임박했지만 우남퍼스트빌 단지 앞 보도에는 블록을 깔다만 흙구덩이가 곳곳에 방치돼 있어 마치 흙으로 덮어놓은 싱크홀 같았다. 횡단보도는 있지만 역시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아 건너편 KTX 동탄역 부지로 가려면 무단횡단을 해야 했다.
지금 당장 교통 환경은 열악하지만 동탄역(KTX·GTX) 복합환승센터 개발, 경부고속도로와 용인서울고속도로(용서고속도로) 등을 통해 서울로 30분 이내에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 인구 11만명 이상의 대규모 신도시 등을 내세워 동탄2 신도시 아파트 매매가는 오른 상태다. 동탄2 이지더원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이지더원 전용면적 59㎡의 경우 매매가격이 분양가보다 2500만원 안팎 올라 2억8500만~3억원선, 전용면적 84㎡는 2000만원가량 올라 3억5000만원에서 거래된다”고 전했다.
2동탄행운공인중개사 관계자도"동탄2 계룡리슈빌 전용면적 84㎡는 분양가보다 4000만원 안팎 상승해 4억2000만원을 오간다”며 "인근 동탄센트럴자이도 전용면적 84㎡가 분양가대비 5000만원 가량 올라 4억2000만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다만 분양 물량이 쏟아지는것은 우려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이 지역 분양 물량만 1만1754가구에 달한다. 지난달 호반건설이 경기 화성시 동탄2지구 A41블록에 1695가구로 호반베르디움3차를 선보인데 이어 다음 달 반도건설이 A37블록과 A2블록에 각각 동탄역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5.0(545가구)와 동탄역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6.0(532가구)을 공급한다. 같은 달 아이에스동서도 A34블록에 '동탄2신도시 에일린의 뜰'(489가구), 4월 우미건설도 C12블록에 화성동탄2신도시린스트라우스1차 617가구 분양을 앞두고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동탄2 분양물량은 앞서 개발된 동탄신도시 분양물량보다 약 3배 정도 많기 때문에 수급불균형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며 "KTX 동탄역과 매우 가까운 단지이면서 3.3㎡당 분양가가 1000만원 이하이면 적정 가격대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분양물량이 많은 만큼
부동산써브 조은상 팀장은 "KTX를 타고 서울로 출퇴근할 경우 하루 왕복 차비만 2만원 넘게 들어가 개통돼도 쉽게 이용하기 힘들 것”이라며 "수원, 용인, 화성, 오산 등 인근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실수요자들 위주의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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