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종로3가 세운상가 모습 [박상선 기자] |
이 공터는 1950년 한국전쟁을 거치며 피난민들이 불법 점거하면서 불량 주거지로 형성됐고 이를 정비하기 위해 1960년대 대한민국 최초 도심재개발사업으로 건축가 김수근에 의해 세운상가는 건립된다.
국내 최초 주상복합건물이자 국내 유일의 종합 가전제품 상가로 건립돼 ‘세상의 기운이 다 모여라(세운, 世運)’라는 이름답게 70년대 호황을 누리다 80~90년대 강남, 용산 등 대규모 개발에 따른 도심기능 이전으로 쇠퇴의 길을 걸어왔다.
이후 2009년 ‘세운 녹지축 조성사업’에 따라 전면 철거될 계획이었으나 경기침체, 산업생태계 교란 등 우려로 지난해 3월 허물지 않기로 최종 결정됐다.
지난 1968년 건립된 국내 최초 주상복합건축물 세운상가. 약 1Km에 걸쳐 형성돼 낙후되고 침체된 이 곳이 ‘도시재생’을 통해 활력을 되 찾을 전망이다.
서울시가 24일 기존의 노후한 3층 높이 보행데크를 보수·보강하고, 단절된 세운상가 가동~대림상가 구간의 공중보행교를 부활시켜 기존의 산업생태계를 유지 및 활성화하는 내용이 담긴 '활성화(재생)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지상 8~17층 높이 건물 8개 ‘현대상가(현재 세운초록띠공원)-세운상가-청계상가-대림상가-삼풍상가-풍전호텔-신성상가-진양상가’가 그 대상이며, 문화·관광 등 활성화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입체보행 네트워크를 조성해 이 일대를 도심문화·관광·산업의 거점으로 활용, 관광객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도시재생은 7개 건물 총 1km구간으로 2단계로 구분해 추진된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그간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지속적인 협의를 추진해 왔으며, 첫 단추(1단계)는 종로~세운상가~청계·대림상가 구간을 공공선도를 통해 꿴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같은 계획을 구체화할 국내외 전문가 대상 국제공모전을 개최한다. 시는 국제공모전 등을 통해 금년 5월까지 세운상가 재생 계획의 큰 그림을 구체화해 오는 11월 1단계 구간을 착공, 내년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나머지 2단계 구간인 삼풍상가~진양상가는 소유자 및 주민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추진한다.
응모자는 시가 발표한 종합계획 및 공모지침을 토대로 총 3개 결과물을 5월 18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공모전 대상지 전체의 마스터 플랜과 △1단계 사업구간의 구체적 계획안 △세운상가의 내부영역과 기존도시조직과 만나는 영역에서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활성화프로그램이 해당된다.
세운상가 가동~청계상가 공중보행교 연결, 세운초록띠 공원 복합문화공간조성
보행데크는 1968년 건립당시 건물들 간 발코니 형식으로 연결돼 있었으나 청계천 복원 시 철거된 일부 구간(세운상가(가동)~청계상가)을 공중보행교로 다시 연결하고 노후 구간을 보수보강해 입체보행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계획이다.
현재는 2005년 청계천 복원으로 인해 세운상가(가동)와 청계상가를 잇던 공중보행교가 철거됐으나, 그동안 지역주민들은 세운상가(가동)와 청계상가를 연결하는 공중보행교 철거가 지역 상권침체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우선 1단계 구간 중 종로구간은 종묘 어도폭(20m)을 고려해 광폭횡단보도를 신규 설치하고, 세운초록띠공원은 현재 도시 농업공간으로 이용 중이나 지역 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는 주민 의견에 따라 복합문화공간으로 기능을 전면 개편한다. 세운·청계·대림상가 노후한 보행데크는 보수·보강하고, 데크 하부는 보행환경을 개선한다.
↑ 세운상가 일대가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활력을 되 찾을 전망이다. 사진은 예시도(조감도) [출처: 서울시] |
또한 청계천 방문객이 자유롭게 공중보행교를 통해 종묘 및 남산으로 갈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 등 다양한 접근로를 설치해 도보로 이동이 가능한 새로운 도심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 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확보된 공간에 문화예술 프로그램 가동해 관광객 유입·지역경제 활성화 유도
단순히 보행로만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확보된 공간을 시민·관광객이 모이고 즐기며 함께하는 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서울시 기존 프로그램 연계를 통해 사계절 시민·관광객이 모이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운영프로그램 개발 △세운상가군내 기반을 잡고 활동하고 있는 젊고 참신한 현장 전문가 그룹 활동가를 통해 제안된 아이디어를 실현할 계획이다.
아울러 세운상가 건축사적 가치와 탄생배경(스토리텔링), 관련 문헌, 사진, 도면 등을 거점공간을 통해 도시 박물관 형태로 전시한다.
창업지원 거점 공간 등으로 기존 산업 고도화, 고부가가치 창조산업 유도
서울시는 기존 산업생태계를 21세기형으로 고도화, 고부가가치 창조산업 붐을 일으키기 위한 거점 공간 마련에도 주력한다.
우선 세운상가군내 발생하는 공실 등을 활용해 △도심산업 체험공간 및 전시실을 운영 △창업 지원 거점공간을 마련해 주변지역산업 활성화의 촉매역할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세운재정비촉진지구 개발 시 도심산업 유지에 따른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건물 또는 토지를 확보해 △도심산업 지원센터 구축 △중소규모의 공방 및 작업실 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이제는 고령이 되어 사라질 위기에 놓인 장인들의 탁월한 기술력이 계승·발전 되도록 ‘세운 장인상’을 올해 첫 발굴·선정해 전수 프로그램운영 및 창업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서울시는 주민 참여와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앞으로도
아울러 주민의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UCC 공모전’, ‘세운 심포지엄’, ‘세운ㅣwish 프로젝트’, ‘세운 Big Lunch 행사’ 등 다양한 주민 참여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매경닷컴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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