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250만원 남짓 소득이 있는 50대 가장 A씨는 종신보험, 의료실비보험(실손보험), 연금보험 3건을 유지하는데 50만원을 지출한다. 여기에 아내의 연금보험과 실손보험, 자녀의 종신보험까지 합치면 매월 소득의 30% 수준을 보험료 납입에 사용한다. 주택담보대출 5000만원 이자까지 매월 은행에 내고나면 생활하기가 빠듯하다.
최근 경기불황으로 가뜩이나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데 소득의 상당 부분을 보험료로 지출하는 가계가 늘면서 노후 대비나 질병 등의 보장을 위해 가입한 보험이 오히려 가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보험은 특성상 10년 이상 보험료를 납입해야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장기 상품이 많고 중도 해지 시 원금 손실을 비롯해 질병이나 사고 등에 대한 보장에 취약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본전 생각에 빚을 내 보험을 유지하는 경우도 적잖게 발생하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6월말 기준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평균 3.59건의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10년 이후 3년 6개월 만에 0.5건 늘어난 것으로, 4인 가구를 기준으로 하면 가구당 14건이 넘는 보험에 가입한 셈이다. 또 아예 보험 상품에 가입하지 않은 가구는 3%가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료 납입 등의 용도로 사용되는 보험약관대출도 가계의 이자 부담을 가중 시키고 있다. 보험약관대출 잔액은 작년 3월말 기준 49조5000억원에서 9월말 50조4000억원으로 6개월 동안 9000억원 늘었다. 보험약관대출은 보험계약을 담보로 별도 심사 없이 수시로 대출이 가능한 상품이나 금리가 최고 연 10%에 달해 이자 부
보험료 부담 외 가계 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 비용 상승도 가계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089조원으로 전년 말 대비 6.6%(67조6000억원) 늘어났다. 가계신용은 전체 국민이 보유한 가계 빚 수준을 보여주는 통계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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