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설주들의 상승세가 무섭다. 업황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오랜 기간 실적과 주가가 바닥을 쳤으나 부동산 경기 회복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건설업종 내 시가총액 1위 대우건설의 주가는 연초부터 이날까지 총 33.55% 상승했다. 주당 5670원으로 시작한 주가는 어느새 8000원대까지 넘어섰다. 이 기간 동안 금융투자, 투신을 중심으로 한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대우건설 주식 625만여주를 순매수했다.
GS건설 역시 올해 들어서만 약 33% 오르며 대우건설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외국인들은 순매도세를 나타냈지만 개인·기관투자자들이 동반 '사자'에 나서며 지난 10월17일 이후 처음으로 3만원대를 회복(연초 2만2950원→3만2000원)했다. 이밖에도 현대건설(24%), 삼성엔지니어링(11.39%) 등 대형 건설주들은 물론 태영건설(12.89%), KCC건설(31.52%), 삼부토건(54.25%), 계룡건설(27.51%)을 비롯한 중소형 건설주들도 일제히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건설주 동반 상승의 원동력은 부동산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꼽힌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주택 가격이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거래량 역시 높은 수준이 이어지고 있어 건설업체들의 주택 부문 실적으로 연결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2월 전국 주택·아파트 가격은 각각 103.01포인트와 103.43포인트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울 주택·아파트 가격은 전월 대비 각각 0.15%와 0.19% 상승해 7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택 가격동향을 보면 부동산 3법 통과 이후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재개되는 모습”이라며 "2000년대 초반 이후 최저 수준인 전국주택 PIR(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과 시중금리 하락, 이사철 수요 증가 등이 주택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 지분 투자자인 아람코(사우디 국영 석유회사)가 우산 온산공단에 건설하는 4조원 규모의 제2 정유·석유화학 공장 프로젝트도 대형 건설주들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대림산업, 삼성엔지니어링 등 중동을 포함한 해외 프로젝트 손실이 컸던 대형 건설사들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덜한 이번 공사 수주에 성공할 경우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우, GS, 한화건설과 대림산업, 삼성엔지니어링 등이 임찰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해외사업 불확실성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는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박형렬 대우증권 연구원은 "건설업계는 아직 미분양과 미착공 PF 리스크를 줄이는 과정에 있다”며 "건설사들의 해외 부문 수주잔고는 상반기가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별로 차별화 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매경닷컴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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