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기와 몰카 설치된 ATM기 발견, 경찰 수사 나서

서울 금천구의 한 은행 옆에 설치된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카드복제기와 몰카가 설치된 것이 발견, 경찰이 수사 중이다.
4일 서울 금천경찰서와 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오전 10시께 가산동 모 은행 영업점 옆에 설치된 ATM에 불법 카드복제기와 소형 몰래카메라가 설치된 것을 ATM 관리회사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해당 카드복제기는 마그네틱(MS) 카드만 읽을 수 있는 것으로, 사용자가 카드를 넣으면 복제기가 카드 뒷면 마그네틱 띠에 저장된 정보를 읽으면서 복제하는 방식으로 작동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ATM 부스 위에는 폐쇄회로(CC)TV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소형 카메라가 붙어 있는 것이 발견됐다. 이는 카드 앞면에 쓰인 카드번호, 소지자 이름, 유효기간 등을 파악하기 위한 용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MS 카드는 마그네틱 띠에 저장된 정보를 암호화하지 않아 복제가 쉬워 현재 금융감독원은 2012년부터 MS 카드를 보안성이 뛰어난 집적회로(IC) 칩 카드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현재 교체 과도기라 IC칩 카드 뒷면에 마그네틱 띠가 있는 겸용 카드가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이런 카드에는 뒷면 마그네틱 띠에도 정보가 들어가 있다.
경찰은 인근 CCTV를 분석해 신고 전날인 지난달 16일 오후 3시40분께 남성 한 명이 카드복제기와 소형 카메라를 설치하는 장면을 확보해 용의자를 쫓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복제기가 설치된 이틀간 8명이 해당 ATM을 사용했으나, 범인이 기기를 회수하기 전 은행 측이 먼저 신고해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 카드복제기가 어디서 제작돼 어떻게 유통된 것인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며 “이 사건의 경우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