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분석 / KRX 금시장 개장 1년 ◆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KRX 금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8.6㎏으로 개장 첫 달이었던 지난해 3월 일평균 거래량 4.05㎏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대금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달 누적거래대금은 64억5000만원을 기록해 개장 초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12월에는 누적거래대금이 86억원을 돌파하고 일평균 거래대금이 4억원을 넘어서는 등 거래 활성화가 꾸준히 진행되는 모습이다.
금지금(金地金·순도 99.99%) 누적 입고 수량도 지난해 10월 27일에 500㎏을 돌파한 이래 최근 972㎏까지 늘어 1t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418억원에 달한다.
시장 개설 초기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국제 금 시세와의 가격 격차도 줄었다. 실제 국제 시세와 KRX 금 가격 간 스프레드가 대폭 줄었다. 개장 초기 국제 시세와 KRX 금 가격 스프레드는 101을 넘었지만 최근에는 100.4대로 줄었다.
개장 초기와 비교해 금 시세는 떨어져 있는 상태다. 달러화 상승세로 안전자산인 금의 수요가 감소해 국제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금시장 시세도 동반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개장 1년을 맞은 KRX 금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그러나 여전히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 일단 일평균 거래량이 기대에 못 미친다. 장외에서 활성화된 금 거래시장 하루 거래량이 평균 50㎏인 데 비하면 여전히 거래량이 미미한 수준이다. 이래서는 당초 KRX 금시장 도입 목적인 '지하경제 양성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금시장은 박근혜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정부가 추산하는 국내 금 유통 규모는 연간 100~110t가량이다. 정부는 이 중 60~70%(50~70t)가 음성화된 밀수·정련금(기존의 금을 다시 녹여 사용하는 금)으로 보고 있다. 금액으로 따지면 2조~3조원에 달한다. 음성거래가 활발한 이유는 부가가치세 등 세금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말까지 KRX 금시장에서의 하루 거래량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정부가 금시장 거래용 금지금 수입분에 부과됐던 0.6%의 농어촌특별세를 폐지한 것도 KRX 금시장 활성화의 일환이다. 또 KRX 금시장 내 거래에 대해서는 매매수수료를 면제하고 부가가치세를 받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금 실물업자들은 여전히 KRX 금시장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입장이다. 가장 큰 이유는 부가가치세를 즉시 환급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KRX 금시장 내 금 거래는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다 보니 금 실물업자들이 금시장에 금을 입고해도 '금 부가가치세 매입자납부 특례' 적용을 받지 못한다. 이 때문에 금 입고 업체들은 분기별 부가가치세 신고 기간에만 부가세를 환급받을 수 있다. 3개월 동안 부가세가 묶여 있다 보니 대부분 규모가 영세한 금 실물업체들은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KRX 금시장에 금을 공급하기를 꺼리는 것. 올해 말부터는 지난해 금시장 개장과 함께 KRX 금시장에 공급되는 금에 한해 적용됐던 수입관세 면제 조항도 일몰될 예정이어서 금시장 거래 확산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
[장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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