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 하고 가요. 요즘엔 젊은 사람들도 오피스텔 같은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 많이 하던데 이번이 위례에 투자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에요.”
지난 5일 위례신도시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8호선 복정역 1번 출구 앞. 출구 바로 인근에 위치한 견본주택촌에는 수십개의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이 자리를 잡고 명함과 전단지를 나눠주며 영업 중이었다. 오전10시부터 오후 5시반까지 호객을 한다는 한 아주머니는 “지난해 11월부터 이곳에 떴다방이 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는데 이제 막바지”라고 말했다.
복정역에서 택시를 타고 10여분간 달려 지난 1월 31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위례신도시 첫 민간분양 아파트 ‘위례신도시 송파 푸르지오(549가구)’에 도착했다. 단지 입구에는 서너 명의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가게를 홍보하고 있었다. 아파트 곳곳에 인테리어나 커튼·블라인드 등을 알리는 플래카드도 눈에 띄었다.
전용면적 106~112㎡로 구성된 송파 푸르지오는 분양가에 웃돈(프리미엄)이 1억~1억3000만원까지도 붙었지만 급매물을 제외하곤 매물 품귀현상이라는 게 인근 중개업자들의 전언이다. 반면 전세물건은 중개업소마다 5개 이상 보유할 정도로 꽤 많았다.
위례첫눈에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송파 푸르지오 전평형대에 프리미엄이 1억원 이상 붙었지만 매물 자체가 없다”며 “전세물건은 조망 좋고 에어컨까지 갖춘 104동 전용면적 112㎡가 5억원, 저층도 괜찮으면 103동 전용면적 108㎡(4억8000만원)도 있다”고 권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송파 푸르지오는 평형대가 비슷해 집주인들이 보통 전세가로 5억5000만원 이상이 적정하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기대 수준을 낮췄다”며 “단지로 진입하려면 걸어서 못 오고 버스나 택시 등을 타고 와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새 아파트인데도 전세 물건이 좀 많다”고 전했다. 택시 기사도 “퇴근시간에 송파 푸르지오에서 지하철 복정역으로 가는데 차로 최소 20분~30분 소요된다”·고 밝힐 만큼 교통은 불편했다.
위례신도시는 서울시 송파구 장지동·거여동,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하남시 학암동 일원에 4만3000여가구, 약 10만명 수용 목표로 2008년부터 개발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위례아파트 분양물량은 761가구로 지난해(4959가구)보다는 84% 줄었다.
입주 대기물량은 많다. 오는 11월부터 ‘래미안 위례신도시(410가구)’, ‘위례 힐스테이트(621가구)’, ‘엠코타운 플로리체(970가구)’, ‘위례 1차 아이파크(400가구)’, ‘위례 부영사랑으로(1380가구)’ 등이 들어선다. 지난해에는 위례에 입주물량이 없었고 2013년에는 2949가구가 입주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아파트 청약 열풍의 진원지가 위례신도시였다고 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PB센터 부동산팀장은 "서울에서 위례로 진입하기 위한 잠실대로는 이미 교통체증이 심각하다"며 "롯데그룹이 제2롯데월드 교통대책으로 탄천 동측도로를 확장 중이지만 막상 확장돼도 가락시영 9510가구, 문정지구 개발 등이 맞물리면서 위례보다 지리적으로 앞에 있는 이들이 탄천도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위례 상권 전망에 대해 "외부에서 위례로 들어가 소비가 이뤄질 수 있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경전철 등 교통여건"이라며 "경전철 도입이 연기된 건 물론 노선확정도 갈팡질팡한 상태라 상권지형이 개발 초 예상했던 것과 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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