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3월 9일(15:2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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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1년여만에 회사채 시장에 컴백했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에 이어 대우조선해양까지 자금조달에 나서면서 그동안 시장에서 좀처럼 모습을 보기 힘들었던 조선 '빅3'가 모두 회사채 발행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9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19일 30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NH투자증권을 대표 주간사로 선정하고 자금조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인 발행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이번에 발행하는 회사채는 전액 3년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발행했던 회사채가 단기물을 중심으로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을 참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상황을 보면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을 결정하기 쉽지 않은 상태다. AA-급이던 대우조선해양 신용등급은 지난해 말 A+급으로 하향 조정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16% 가량 늘긴 했지만 순이익은 103억원으로 89% 급감하는 등 실적도 여전히 불안정하다. 신용등급과 최근 실적 등을 고려하면 회사채 흥행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 같은 우려에도 대우조선해양이 회사채 발행을 선택한 것은 최근 시장금리가 워낙 낮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들어 시장금리가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회사채 흥행에 실패한다고 해도 예년에 비해 낮은 금리로 발행이 가능하다.
앞서 경쟁업체인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회사채 발행에 성공한 것도 대우조선해양이 시장에서 자금조달을 결정하는 데 힘을 보탰을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연기금과 보험사 등 기관들은 저금리를 견디다 못해 조선과 건설 등 업황이 불안정한 채권도 일정 부분 투자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삼성중공업이 2년 5개월여만에 침묵을 깨고 회사채 시장에 등장해 자금을 조달했다. 3년물 2000억원과 5년물 1000억원으로 총 3000억원 발행을 시도했는데, 3년물에는 다수 투자자가 몰렸지만 5년물은 투자 수요를 이끌어내지 못해 결과적으로는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회사채 시장에서 조선사들의 자금조달이 가능해졌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근 몇 년간 조선업황 불황으로 기관들이 회사채 인수를 꺼리면서 조선사들은 기업어음(CP) 등 단기자금 시장으로 내몰렸다. ‘CP 돌려막기‘에 허덕이던 조선사들이 비록 3년물이지만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조달이 가능해지면서 재무적인 안정성을 보강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중공업에 이어 현대중공업이 3년물, 5년물, 7년물로 총 3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하면서 조선업에 대한 기관들 투자심리는 변곡점에 진입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흥행 가능성도 일단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지속된 회사채 공급부족 현상이 올해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우조선해양 회사채도 3년물 짜리라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사례처럼 무리없이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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