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매일경제신문이 시가총액 기준 20대 기업의 실적 지표와 주주수익률 지표를 분석한 결과 현대중공업 주가는 지난 한 해 동안 55.3%나 하락했다. 3조2495억원이라는 사상 최악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실적 부진의 영향으로 배당도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번 주총에서 가삼현 현대중공업그룹 선박영업 대표를 사내이사로, 송기영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 등을 다룰 예정이다. 지난해 큰 손실을 입은 주주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LG화학도 지난해 주가가 39.6% 하락했다. 영업이익이 1조7430억원에서 1조3665억원으로 21.6% 줄어든 영향이 컸다. 다만 기말 기준 보통주 시가배당률은 2.1%로 높은 편이다. 시가총액 20대 기업 중 시가배당률이 LG화학보다 높은 상장사는 KT&G(4.1%)와 SK텔레콤(3.5%)뿐이다. 주당 배당금은 4000원으로 지난 3년과 동일하지만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시가배당률이 2013년 1.34%에서 2014년 2.1%로 크게 올랐다. LG화학은 이번 주총에서 박진수 부회장의 재선임 안건 등을 상정하기로 한 상황이다.
현대차그룹 3인방 현대차(-28.5%) 현대모비스(-19.6%) 기아차(-6.8%)도 지난해 주가 흐름이 부진했다. 이들 회사는 주주를 달래기 위해 현금 배당을 대폭 확대한 바 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1950원에서 3000원으로 주당 배당금을 53.8%나 늘렸다. 기아자동차도 700원에서 1000원으로 주당 배당금을 42.8% 올려 잡았다. 이뿐만 아니라 현대차(4598억원)와 기아차(2106억원)는 최근 대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이 같은 회사 측의 주가 부양 노력을 주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는 최병철 현대모비스 부사장, 이형근 기아차 사장 재선임 안건 결과로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메트라이프생명보험(의결권 0.43%) ING생명보험(0.15%) 등 6개 기관투자가들은 현대차 주총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반면 전체 의결권의 0.14%를 보유한 브레인자산운용만 현대차의 배당 확대 노력이 미흡하다며 재무제표 승인 안건과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주요 기업 중 현대중공업 다음으로 시가배당률이 가장 낮은 기업은 네이버(0.1%)였다. 네이버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5241억원에서 7843억원으로 49.6% 증가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1.7% 하락했다. 올해 들어서도 주가가 71만2000원에서 63만원 수준으로 12%나 떨어졌다.
지난해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아모레퍼시픽이었다. 2013년 12월 30일 100만원에서 2014년 12월 30일 222만원으로 주가가 122% 올랐다. 영업이익이 3698억원에서 5641억원으로 52.5% 늘어난 영향이 컸다. 과도한 겸직 논란이 나오고 있는 서경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주총에서 무난히 승인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텔레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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