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난 현대시멘트가 상한가 행진을 멈추고 2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했다. 주가가 단기간 급등한 탓에 차익 매물이 등장했고 자회사로부터 촉발된 부채 위험이 걸림돌이 됐다.
현대시멘트는 19일 전 거래일 대비 600원(2.52%) 떨어진 2만3200원으로 장을 마감, 2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했다. 자본잠식이 해소돼 연이어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랠리를 멈추고 오름폭 일부를 반납한 것이다.
올해 들어 10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등장한 데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부채 위험에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해석된다. 회사가 지난 13일 자본잠식에서 벗어나며 관리종목 딱지를 뗐지만 재무 불안은 여전하다는 판단이다.
현대시멘트는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인 성우종합건설의 지급보증을 서면서 재무 상태가 악화됐다. 현대시멘트는 성우종합건설이 참여한 양재동 복합물류시설인 파이시티 공사를 지원하기 위해 지급보증을 섰다. 그러나 공사가 차질을 빚으면서 성우종합건설이 자금난을 겪자 빚더미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 것이다
이에 주채권은행인 한국산업은행 등 10개 금융기관은 지난해 현대시멘트에 대해 대규모 출자전환을 단행했다. 1548억원대 유상증자를 통해 대출금 대신 주식을 확보하면서 빚을 탕감했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대시멘트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못했다. 회사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총액은 4136억8000만원에 달하며 부채비율은 740.02%을 기록했다. 실적 개선이 더해지면서 재무구조가 전 분기에 비해 대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빚이 자기자본 규모를 크게 웃돈다.
성우종합건설과 관련한 남은 지급보증금은 4696억8400만원(자기자본 대비 1279.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우종합건설이 법원 판결을 받아 회생절차를 개시함에 따라 현대시멘트는 이 금액을 모두 충당해야 한다. 회사는 이중 14.9%는 현금으로 갚고 나머지는 주당 2만3225원에 출자전환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정몽선 현대시멘트 회장의 경영권 유지에도 물음표가 찍혔다. 정 회장의 지
채권단은 지난해 9월 기준 83.11%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하나은행으로, 한국외환은행 지분을 합쳐 24.43%를 보유하고 있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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