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에서 결정된 현금배당 액수에 따라 주주들의 희비도 극명히 엇갈렸다. 34년 만의 무배당이 확정되거나 주주제안이 무산된 곳도 있었지만, 주주 측 목소리가 받아들여져 회사 측 원안보다 높은 배당이 지급된 곳도 있었다.
20일 열린 정유사 SK이노베이션과 S-Oil의 주주총회에서는 작년 결산배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한 안건이 그대로 통과됐다. 국제 유가 급락으로 작년 각각 2312억원과 2897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적자를 내는 등 실적이 악화된 탓이다.
SK이노베이션이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전혀 배당을 하지 않는 것은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1980년 이후 34년 만이다. 이사 보수 한도는 지난해보다 30억원 줄어든 120억원에서 결정됐다. S-Oil 역시 보통주에 결산배당을 하지 않기로 확정 지었다. 우선주에 대해서는 주당 25원씩 총 9600만원을 배당한다. S-Oil이 '무배당' 결정을 내린 것은 배당금을 공시한 1994년 이후 처음이다.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된 대형 상장사와 달리 중소형사에서는 배당 확대 등 권리를 부르짖은 주주들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
슈퍼개미 손명완 씨가 지분 10.6%를 보유한 영화금속 주주총회에서는 손씨가 요구한 현금배당 주당 50원과 회사 측 제안인 주당 25원 사이에서 배당액이 결정됐다. 주총 현장에서 양측 의견을 절충해 주당 30원을 배당하자는 주주제안이 새로 나와 통과됐고, 올해부터는 중간배당도 실시키로 합의가 이뤄졌다. 영화금속이 정관에 삽입해 논란을 일으켰던 '황금낙하산' 조항을 전부 없애라는 주주들 요구도 받아들여져 정관에서 이사 선임 결의 요건 강화, 퇴직금 규정 신설 등 경영권 방어를 위한 조항이 모두 삭제됐다.
한편 기관투자가들이 연대해 주당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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