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출 초기엔 외국 보험사를 견제하는 중국 당국의 보이지 않는 규제로 적잖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한국과 판이한 현지 시장 업무 관행을 익히려 시행착오도 수차례 거쳤다. 난관을 물 흐르듯 풀어낼 관시나 인맥을 구하느라 백방으로 뛰기도 했다.
꾸역꾸역 눈칫밥을 먹은 지 10년 만인 2005년, 삼성화재는 상하이에 단독 법인을 여는 데 성공한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보험사 중 처음으로 이뤄낸 성과였다.
다음해인 2006년 베이징에 첫 지점을 오픈한 것을 시작으로 법인 설립 10년 만인 올해 여섯 번째 지점을 개설한다. 삼성화재는 23일 중국 산시성(陝西省) 시안시(西安市)에 중국 현지 법인 '섬서지점'을 개설한다고 밝혔다.
24일에는 중국 최대 보험사 인민재산보험공사(PICC)와 전략적 업무제휴도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에 문을 연 '섬서지점'은 베이징, 선전, 쑤저우, 칭다오, 톈진에 이은 여섯 번째 영업거점이다. 이로써 삼성화재는 중국 진출 20년 만에 외국계 보험사로는 현지 최다 지점을 갖춘 업체로 올라섰다. 삼성화재 다음으로는 1992년 중국에 첫발을 디딘 미국 AIG손보가 5곳 지점을 열어 놓은 상태다.
삼성화재 섬서지점은 외국계 보험사가 중국 서부 내륙에서 문을 연 첫 번째 지점이다. 중국 정부는 외국계 보험사에 많아야 1년에 성(省) 하나씩 영업을 허가하는 폐쇄적인 정책으로 유명하다.
24일에는 중국 손보업계 1위 보험사 PICC와 전략적 업무제휴도 한다. 베이징 PICC 본사에서 안 사장과 궈성천(郭生臣) PICC 총재가 협약 계약서에 서명을 한다. 올해부터 양사는 직원을 서로 파견하는 형태로 교환근무를 시작한다. 두 회사가 각기 출시하는 보험상품 리스크를 공동으로 짊어지는 방안도 추후 찾기로 했다.
중국에서 영업 기반을 다지는 삼성화재 사업 스토리는 성장 정체에 빠진 국내 보험사에 적잖은 시사점을 던진다. 홍승표 삼성화재 중국법인장은
2005년 159억원에 불과했던 삼성화재 중국 매출은 지난해 1484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연평균 28.1%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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