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시장이 심상치않다. 결산 시즌을 맞아 벌써 코넥스 기업 2개가 감사보고서 ‘의견거절’로 상장 폐지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정부와 거래소가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전면에 내세운 것과 달리 실제 시장은 부실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상폐가 확정될 경우 그동안 모험자본 투자를 위해 한껏 추켜올렸던 코넥스 시장은 적지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는 이에 대해 개별 기업의 문제일 뿐 코넥스 시장의 전체 건전성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24일 거래소에 따르면 코넥스상장사 웹솔루스와 스탠다드펌은 감사의견 거절로 상폐 사유가 발생, 이의신청을 제기하지 않을 경우 상폐 절차에 돌입한다.
2013년 7월 1일 코넥스 시장이 문을 연 이래 코넥스 기업이 코스닥 이전상장이나 합병 외에 내부 문제로 상폐 위기에 몰린 건 이들이 처음이다. 앞서 상폐된 8개 기업 중 아진엑스텍, 메디아나와 테라셈, 랩지노믹스, 하이로닉, 아이티센은 코스닥 시장에 새 둥지를 틀면서 코넥스 시장을 떠났다. 퓨어셀파워는 코스피 상장사인 두산에, 판타지오는 코스닥 상장사인 에듀컴퍼니에 흡수합병돼 코넥스에서 상폐됐다.
웹솔루스와 스탠다드펌은 앞서 상폐된 기업과는 다른 처지다. 웹솔루스와 스탠다드펌가 받은 감사의견 비적정(의견거절, 부적정, 감사범위제한 한정)은 즉시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특히 감사 의견 비적정의 경우 투자자들은 실제 회계법인이 발표할 때까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급작스런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스탠다드펌은 이달 초 기준으로 코넥스 시장 거래대금 상위 5위 안에 드는 종목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파장이 클 수 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웹솔루스의 지난해 매출총손실은 9억9000만원, 영업손실은 72억5700만원, 당기순손실은 59억1400만원에 달했다. 웹솔루스의 감사인은 "총부채가 총자산을 초과해 회사의 계속기업으로의 존속 능력에 대해 유의적인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스탠다드펌의 감사인은 아예 감사절차 실시에 필요한 주요 자료를 제공받지 못했다. 감사인은 스탠다드펌에 대해 계속기업으로서 존속한다는 가정을 하더라도 총부채가 총자산을 27억9700만원 초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웹솔루스와 스탠다드펌은 상장폐지에 대한 이의신청 기간 만료일 전에 이의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주권매매 거래는 정지된 상태다.
거래소는 개별 기업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결산 시즌이 마무리되는 가운데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기업은 이들 2개사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코넥스시장 관계자는 “개별 기업의 문제로 봐야지 코넥스 시장 전체의 문제로 봐서는 곤란하다”며 “회계 쪽 문제는 거래소가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잘라 말했다. 투자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위험요인이라는 점에는 동감하나, 이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코넥스 시장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나타나는 하나의 과정”이라면서 “웹솔루스와 스탠다드펌는 상폐 요건을 충족했을 뿐 이의신청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달 초 거래소는 감사의견 비적정 정보를 조기에 입수하는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 구체적인 대책은 나오지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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