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경영진의 승리로 마무리 된 듯했던 피씨디렉트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금 불씨를 지피고 있다.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하는 에이블투자자문(구 스틸투자자문)이 주주총회 결의를 무산시키는 소송을 진행하면서 갈등이 재점화 된 것.
다만 현 경영진이 올해도 주주들의 지지를 받아 이사 연임에 성공하고 에이블투자자문이 보유 지분을 매각하고 있어 승소 가능성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이블투자자문은 지난해 열린 제16기 피씨디렉트의 주총 결의 내용을 무효로 해달라는 항소심을 제기했다. 당시 주총에서 현 경영진의 해임안과 자신들이 추천한 이사진의 선임안이 부결된 것을 뒤집고자 한 의도다. 1심에서 각하 판정을 받아 사실상 패소하자 고등법원에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올해 제17기 주총에서도 현 경영진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면서 에이블투자자문의 승소 가능성에는 물음표가 찍혔다. 주주들은 주총에서 서대식 대표이사와 권연학 이사, 김동섭 이사 등 현 경영진의 연임을 결정했다. 에이블투자자문 측이 추천한 이주석 에블투자자문 대표이사, 이준구 미디어 넥서스 엠팩 최고경영자, 이성락 엠씨티티바이오 전문 등의 선임안은 부결됐다.
주주명부가 폐쇄되기 직전 에이블투자자문과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주식비율은 21.26%다. 과거 스틸투자자문과 일임계약을 맺은 송현진씨의 지분은 8.33%. 서대식 대표이사(17.60%)와 서 대표를 지지하는 우리사주조합(6.19%)의 지분을 합친 것보다 많아 당초 치열한 표대결이 예상됐다. 그러나 에이블투자자문이 시세 차익을 노리며 전략적으로 접근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개인투자자의 우호 지분이 대거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에이블투자자문의 특수관계자인 스틸앤코는 차입금 부담에 보유 주식을 매각했다. 스틸앤코는 피씨디렉트 주식 12만주 중 4만4500주를 장내 거래를 통해 정리했다. 스틸앤코 측은 주식담보대출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매도 사유를 밝혔다. 경영권 분쟁이 정리되는 분위기 속에서 주가가 최고 4000원대에서 2000원대로 내려오자
피씨디렉트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9% 증가한 1740억5800만원,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4억800만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1억8800만원으로 전년보다 규모가 93.1% 줄었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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