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 CGV(신용등급 AA-)는 3년 만기 5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지난 6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발행금리를 연 1.903%로 결정지었다. 이는 국내 기업이 공모로 발행한 일반 회사채 금리로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1%대 금리로 회사채가 발행된 것은 지난달 현대오일뱅크(신용등급 AA-)에 이어 두 번째다. 앞서 현대오일뱅크가 3년 만기 회사채 700억원을 연 1.976%에 발행하는 데 성공하면서 사상 처음 1%대 공모 회사채 시대를 열었다. 금리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월별 회사채 발행 규모는 지난해 12월 1조7700억원에서 올 2월 3조6190억원까지 치솟았다. 3월 발행 규모는 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달에만 LS산전, 센트럴시티, 여천NCC, LG유플러스 등 AA급 우량기업들의 발행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1%대 회사채 발행은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시중금리 하락세가 지속되거나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되면 5년 이상 장기 회사채의 발행금리도 1%대로 내려갈 수 있다"며 "선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의 발행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싼 이자로 돈을 빌린 기업들이 원금 상환을 뒤로 늦추려는 추세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올 1분기 국내 일반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 가운데 만기가 7년 이상인 회사채 발행 규모는 총 3조765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2조7900억원)보다 35% 증가했다.
지난 1월에는 회사채 시장에서 우량기업으로 통하는 KT(신용등급 AAA)가 500억원 규모 회사채를 20년 만기로 2%대 금리에 발행했으며, SK텔레콤(신용등급 AAA)도 15년 만기로 회사채를 발행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기업들은 낮은 금리로 장기간 돈을 빌리기 위해 장기물을 발행하고 투자자들은 조금이라도 더 높은 금리에 투자하기 위해 장기물을 찾으면서 이 같은 추세는 가속화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채권의 만기가 길어질수록 금리는 높아진다. 이에 따라 위험을 더 부담하고서라도 고금리 회사채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신용등급 A급 이하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 인기도 하늘로 치솟고 있다.
최근 해태제과(신용등급 A-)가 발행 예정인 4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는 모집액의 7배에 달하는 2700억원의 기관 수요가 쏟아졌다. 해태제과는 발행 금액을 60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시장에서 추가 금리 인하 조치가 있을 것으로 보는 시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지만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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