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코스피가 1800선까지 밀리는 상황에서 2~3등주보다 주가가 더 크게 떨어져 체면을 구겼던 업종 대표주들이 올해 강세장에선 반등을 주도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기전자(IT) 업종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가 12.28% 오르는 동안, LG전자 주가는 제자리걸음(0.00%) 하고 SK하이닉스는 오히려 8.69% 하락하며 희비가 교차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올리면서 ‘업종 내 차별화’에 성공했다. 지난 7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작년 4분기보다 11.5% 늘어난 5조900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깜짝 웃돌았다.
반면 LG전자는 1분기 실적도 부진한 기색이 역력해 주가가 힘을 못 쓰고 있다. 주가가 밸류에이션상 저점에 가까웠지만 달러 강세와 신흥국 통화 약세, 가격 인하 등으로 TV 등 가전 부문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S6에 대한 반응이 뜨거워 과연 LG전자의 G4 출시가 2분기 반전을 가져올지에 대한 의구심도 높다.
게다가 SK하이닉스마저 실적 호조에도 올해 주가가 지난 9일 연중 최저인 4만1550원으로 추락하는 등 부진에 빠졌다. 신흥국 시장에서 PC, 가전, 중저가 스마트폰 등 수요가 줄어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재고가 쌓인 탓이다. 아울러 중국 BOE가 메모리반도체 사업에 뛰어든다는 소식도 중국발 위기를 예고하며 투자심리를 흔들어놨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연초 이후 LG전자와 SK하이닉스를 팔아(Short), 삼성전자를 사는(Long) 롱쇼트 전략이 각광받기도 했다”며 “삼성전자가 갤S6 신제품 효과를 누리고 있는 데다 반도체 D램시장에서 기술력을 앞세워 공급을 확대할 가능성까지 제기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화학 업종에서도 대장주 LG화학이 올 들어 40.33% 급등해 한화케미칼(25.42%) 금호석유(-1.61%) 등을 압도하며 체면을 지켰다. 석유화학 부문의 회복이 기대되면서 LG화학 1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30% 가량 늘어난 3000억원대를 넘고, 예상치를 웃돌 수도 있다는 관측이 잇따르면서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투자자들이 실적에 목 말라 있다”면서 “올해 삼성전자, LG화학 등 선전이 돋보이는 이유는 그 동안 코스피 대형주에 투자하고 싶어도 실적이 확인이 안 돼 중소형주만 매집하던 세력들이 올 1분기 호전을 확신하고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한 업종 내에서도 1등주가 그나마 선방하는 모습이다. 자동차와 조선 업종 대장주인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은 동종 업계 부진 속에서도 하락폭이 가장 미미했다.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과 변동성은 여전히 크지만 그 동안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졌다는 점이 반등의 불씨가 됐다. 올해 현대차 주가는 0.89% 하락하는 데 그쳐 13.86% 미끄러진 기아차 수익률을 훌쩍 웃돌았다. 현대중공업도 22.61% 올라 삼성중공업(0.26%) 대우조선해양(1.07%)의 수익률을 크게 앞질렀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루블화·헤알화 등 이종통화가 원화 대비 약세를 기록해 올 1분기 수익성이 훼손됐을 것으로 보인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우려가 짙은 상황에서 현대차 주가가 그나마 기아차보다 덜 빠진 이유는 작년 한전부지 매입 이후 연말까지 20% 넘게 폭락했기 때문”이라며 “반면 작년 말 주가가 약 10% 하락했던 기아차는 추가로 조정받는 중이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역시 조선업황은 여전히 안갯속에 있지만 이제까지 악재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점이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 정제마진 개선에 따른 자회사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평가이익 상승도 긍정적이다.
SK텔레콤도 통신주의 동반 약세를 피해갔다. 주가가 올 들어 0.56% 떨어지는 데 그쳐 각각 7.36%, 7.39% 하락한 KT나 LG유플러스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올 1분기 리베이트 판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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