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웃는데 금융·유통株는 신저가

4월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이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지만 이런 와중에도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이 다수 나와 눈길을 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종목은 총 23개에 이른다. 코스피가 14곳, 코스닥이 9곳이다. 업종별로는 금융·유통·유틸리티주 등이 다수를 차지했다. 업황 부진이 개별 종목 주가 하락으로 연결된 모습이다.
금융주 중에는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광주은행 등이 이달 들어 52주 신저가 기록을 새로 썼다. 저금리 기조와 안심전환대출 등에 따른 이익 감소 염려가 커지면서 금융주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지주 주가는 지난 9일 장중 3만90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주가가 3만원대로 떨어진 것은 2013년 8월 이후 처음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저금리로 인한 실적 악화 염려에 하나·외환은행 통합 작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유통주 대표 격인 롯데쇼핑도 이달 들어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롯데쇼핑 주가는 지난 6일 장중 한때 22만85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코스피가 2100선을 돌파하는 등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롯데쇼핑 주가도 덩달아 올라 26만원대를 회복했지만 여전히 내수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향후 전망은 어두운 편이다.
저유가에 발목을 잡힌 기업들도 상승장에서 소외를 받고 있다. 한국가스공사가 대표적이다. 한국가스공사 주가는 지난 7일 장중 3만71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유가 하락에 따른 자원개발(E&P) 사업 수익성 악화 염려가 주가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융주 등이 최근 상승한 것은 외국인 주도 순환매의 수급적 이슈로 판단된다"며 "3월 단행된 기준금리 인하는 순이자마진 하락세를 가중시키는 중이고 향후 추가 금리 인하 염려도 있어 아직까지 펀더멘털상 큰 변화를 예상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장재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