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모처럼 활기를 띠면서 최근 급등하는 종목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바로 ‘중국 모멘텀’. 중국 진출, 중국 내 소비 확대에 따른 수혜 등 거대한 중국 시장을 등에 업은 종목들이 두드러지게 상승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미 주가가 충분히 오른데다가 가시화된 실적이 아닌 기대감으로 오르는 경우도 있어 신중한 투자를 요구한다.
23일 코스닥 시장에서 아가방컴퍼니는 7거래일 연속 상승해 장 중 1만5300원을 터치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아가방컴퍼니는 전날 코스닥의 ‘숨고르기’에도 상한가로 거래를 마친데 이어 이날 역시 견조한 오름세를 유지해 연초 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
아가방컴퍼니의 급등 뒤에는 중국 시장 진출 기대감이 있다. 한국산 유아용품에 대한 중국인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아 스킨케어브랜드 ‘퓨토’를 다음 달 중국 내 점포에 입점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주가를 밀어 올렸다.
보령메디앙스도 마찬가지다. 보령메디앙스 역시 중국 소비관련주로 편입되며 가파르게 상승했다. 보령메디앙스는 이달 들어서만 38% 급등했고 전날에는 장 중 2만8750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주가는 올해 들어 7650원에서 2만3350원으로 205% 올랐다.
경남제약 역시 주력 제품인 ‘레모나’의 중국 시장 진출 기대감에 이달에만 7거래일 상한가를 찍었다. 올해 초 2000원대였던 주가는 지난 17일 1만2600원을 찍었다.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이날 현재 주가는 8190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초 대비로는 4배 가까이 급등했다. 이밖에 중국 염모제시장에 진출한 동성제약, 중국인 관광객들의 마스크팩 구매 열풍에 급등한 산성엘엔에스도 대표적인 ‘중국 모멘텀’ 관련주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열논란에 대한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실제 이달 7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찍은 경남제약은 이와 동시에 2거래일이나 하한가로 떨어졌다. 강재성 현대증권 연구원은 “경남제약의 중국 매출 상승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아직 공식 진출 전이기에 현재 주가 수준은 다소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고공행진하는 주가와 달리 실적은 부진한 경우도 있다. 아가방컴퍼니는 지난해 영업손실이 73억3700만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고, 동성제약도 18억원의 적자를 냈다.
특히 전날 코스닥이 장 중 5% 이상 빠지며 ‘휘청’ 거렸고, 이날까지 2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남기윤 동부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닥 시장은 실적 개선 기대감이 너무 높은 수준”이라며 “앞으로의 이익 성장에 대한 반응보다는 실제 실적과 주가 밸류에이션에 입각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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