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공제회는 지난 22일 '신성장 사업 발굴 회의'에서 미래 수익 창출을 위해 △민간군사기업(PMC) △실버·시니어 사업 △자동차 관련 사업 △국가 사회간접자본(SOC) 등을 핵심 신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PMC 사업은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확대돼 동반 성장 기대가 높고 최근 중동과 아프리카 등 분쟁지역 중심으로 활동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한국도 '국방 개혁 2030' 방안에 따라 대규모 군인력 감축이 예상되면서 비전투 분야 아웃소싱이 불가피해 PMC 시장 성장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상돈 군인공제회 이사장(60·사진)은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취임 첫 언론 인터뷰를 하면서 "군인공제회도 향후 10년·20년을 내다보고 미래 먹거리 찾기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설립 목적이나 비전과 일치하고 성장성, 정부 정책 방향과도 부합하는 신사업 찾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부동산 신탁 전문회사인 대한토지신탁과 한국캐피탈 등 산하 사업체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육군 군수사령관 등을 거친 예비역 육군 중장(육사 33기)으로 지난해 10월 제13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에 취임했다. 취임 후 큰 폭의 조직 개편과 전문성 강화에 주력해 왔다.
이 이사장은 "군인공제회 전체 인력 중 군인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13.6%에 불과하고 주로 지원부서에 있는데 마치 비전문가 집단이 군인 가족들 자산을 아무렇게나 관리하는 것처럼 비쳐 답답하다"며 "9조2000억원에 달하는 공제회 자산은 전문인력들에 의해 신중하고 안전하게 관리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투자 부서는 대부분 7년 이상 경력을 갖춘 전문가들이 관련 업무를 주도한다고 밝혔다. 실제 작년 말부터 금융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와 건설부문 CIO, 증권운용본부장, 투자전략실장 등 핵심 투자 전문인력 10여 명을 새로 뽑고 투자전략실과 해외투자전담팀을 신설했다. 그는 "공제회는 부동산 개발과 시행사업 비중이 높아 금융부문 1인 CIO만으로는 업무 장악과 효율적 사업 추진이 제한된다고 판단해 과거처럼 분리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다양한 투자 집행·회수 성과로 업계 이목을 끌었다. 2012년 부동산 펀드를 통해 300억원을 투자한 원주AK백화점은 2년8개월 만에 684억원을 회수해 연환산수익률(IRR)이 38%에 달했다. 또 2011년부터 헬스케어 업체인 셀트리온 관계사에도 280억원을 투자해 원금의 10배 가까운 수익이 예상된다.
이 덕분에 지난해 전년보다 1900억원 증가한 총 1조3000억원의 수익을 거뒀고 각종 비용과 회원복지비를 제외하고도 134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이익잉여금도 1545억원(지급준비율 102.3%)에 달해 재무 구조가 탄탄하다. 부채 비율도 76% 수준으로 각종 신용평가기관 최고 등급을 유지 중이다. 이 이사장은 "최근 퇴직급여 지급률을 4%로 현실화했고 안정적인 신규 사업 발굴과 투자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글로벌 시장 변동성 확대에 주목하고 국가별·지역별로 차별화된 투자전략을 마련 중이다. 미국 금리 인상 시 혜택을 볼 수 있는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과 유가 하락에 따른 에너지 산업 구조조정에서 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
이 이사장은 "해외 대체투자 비중은 전체 자산의 18% 수준이지만 30%까지 확대해나갈 계획"이라며 "헤지펀드, 세컨더리펀드, 수익형 부동산 등 투자를 통해 투자 포트폴리오 분산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 6개월째인 그는 본인 스스로 군인공제회의 큰 수혜자라며 조합원들에게 자신이 받은 혜택을 돌려주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용어 설명>
▷
[이한나 기자 / 강두순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