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분석 / 풀무원 ◆
적자 관계사를 정리하는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시가총액도 단숨에 작년 말 4228억원에서 7600억원으로 뜀박질했다. 풀무원의 관계기업 투자 손실은 2012년 19억원에서 2014년 76억원까지 불어나 실적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로 꼽혀왔던 만큼 자산 매각이 기업 가치를 한 단계 도약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이와 함께 지주사가 지분 75.79%를 보유한 주력 자회사 풀무원식품이 올해 코스피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지분 가치도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상장 후 시총이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점쳐진 덕분이다.
그 결과 지난달 발행한 풀무원식품의 500억원 상당 회사채는 경쟁률 3.3대1을 기록해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2013년 400억원의 회사채 발행 당시 경쟁률이 1.63대1에 그쳤음을 감안하면 달라진 관심을 엿볼 수 있다. 다만 풀무원 관계자는 "풀무원식품 상장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것이나 해외 사업의 안정화 시점까지 다소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풀무원 주가와 실적의 가장 큰 리스크였던 해외 자회사들이 구조조정 결과 얼마나 적자폭을 줄일지가 관건이다. 지난해 173억원대 적자를 기록해 주가를 끌어내린 미국 법인 풀무원USA도 현재 생산설비를 축소하고 있어 내년부터는 손익분기점을 맞출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풀무원USA는 2012년에 140억원, 2013년에도 311억원 순손실을 내며 3년 연속 적자 행진을 보였다. 현재 해외에 10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풀무원은 2011년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 뒤부터 국외 자회사에서 불어나는 손실이 국내에서 거둬들인 이익을 갉아먹고 있다.
작년 5월 두부 업체 아사히식품공업의 지분 48.8%를 인수한 일본 법인도 콩 가격 상승으로 같은 해 78억원의 순적자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제품 판매가 인상과 대두, 백태 등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마진이 커져 매출이 꾸준한 증가세인 것과 대비된다. 회사 입장에서도 IPO 전에 해외 법인 구조조정이 반드시 선결돼야 하는 이유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 사업은 2016년부터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외국에서 고전 중인 풀무원에 가장 성장성이 돋보이는 시장은 단연 중국이다. 아직은 20억원 안팎의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베이징법인의 경우 매출이 2011년 17억원에서 2014년 69억원까지 빠르게 성장 중이다. 양형모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법인 매출이 매년 80~90% 성장하고 있다"며 "중국인 인식 속에 건강한 식품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만 자리 잡는다면 성장세는 더 가팔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풀무원의 100% 자회사이자 풀무원식품 다음으로 순자산가치(NAV)가 큰(약 4000억원 추정) 풀무원건강생활은 국내 식품 업체 중 두 번째로 중국 직소판매(직접방문판매) 시장에 진출했다. 4년간의 노력 끝에 중국 현지에 설립한 푸메이뚜어유한공사가 오는 6월부터 중국 내에서 건강기능식품과 스킨케어 제품 방문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수많은 기업이 20조~30조원이 넘는 세계 최대 중국 직소 시장에 진출하려고 시도해왔지만 지금까지 풀무원을 비롯한 59개 기업만이 판매 허가를 따냈다.
풀무원은 적자 계열사 가운데 2005년 대웅제약, 동아
풀무원식품이 매년 실시하던 배당을 지난해 거르고 보통주에 대해서 '무배당'을 선언한 것은 사내에 현금을 유보하고 재무건전성을 높여 공모가 산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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