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글로벌 유동성이 지수 상승을 이끌다가 최근 조정에 들어간 양상인 만큼 '실적'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높아진다며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화학·에너지주 투자 비중을 늘릴 것을 추천했다. 증권·건설·소비재 업종은 상승장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만큼 기존 주도주로서 관심을 여전히 가질 만한 업종으로 꼽혔다.
3일 매일경제신문이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DB대우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4개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5월 모델포트폴리오(MP·추천종목 바스켓)를 분석한 결과, 이달엔 기존 주도주로서 지위를 갖고 있으면서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종목 위주로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런 이유에서 주요 증권사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업종은 정유 등 에너지와 화학 업종이었다. 에너지 업종은 4개 증권사가 모두 추천했고, 화학은 3곳의 선택을 받았다. 종목별로 보면 SK이노베이션(NH투자증권·KDB대우증권·신한금융투자)이 증권사 3곳의 선택을 받아 가장 많이 추천됐다. S-Oil(한국투자증권·KDB대우증권)과 LG화학(NH투자증권·KDB대우증권)이 뒤를 이었고, KCC·SKC·(주)GS 등 관련 종목이 추천종목에 대거 들어왔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화학과 에너지 업종은 직전 분기(1분기)에 좋은 실적을 내고, 2분기 이후에도 어닝모멘텀을 가지고 있다"며 "상승장이지만 조정 우려가 동시에 존재하는 장세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화학과 에너지 업종은 유가의 점진적 상승과 중국 설비증설량 감소, 석유수요 개선 등으로 실적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최근 이익추정치가 상향 조정된 대형주를 주목하는 트렌드와 맞아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증권업종도 3개 증권사의 선택을 받아 해당 업종에 여전히 쏠리는 관심을 나타냈다. 종목별로 따지면 대우증권(NH투자증권·KDB대우증권)이 2곳, 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이 1곳의 추천을 받았다. 키움증권은 증권거래가 늘어나면서 리테일 부문의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부분이, 대우증권은 실적개선과 인수·합병(M&A) 이슈를 동시에 가진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최근 증시 상승장을 이끈 건설과 소비재 업종도 증권사 2곳의 추천을 받았다. 하지만 해당 업종이 꾸준히 금융투자업계의 복수 추천을 받으며 단골손님으로 등장한 만큼 종목 접근은 선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건설업종에선 대림산업과 현대건설이, 소비재업종에선 LG생활건강과 휠라코리아, KT&G 등이 톱픽(TOP-Pick)으로 꼽혔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아직 상승장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고 판단하는 만큼 두 업종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되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기업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특이한 점은 그동안 소외됐던 통신, 유틸리티 업종이 5월 들어 증권사 추천 업종에 포함됐다는 사실이다. NH투자증권은 통신업종(SK텔레콤)을, 신한금융투자는 유틸리티(한전KPS)에 대한 비중 확대를 제시했다. 증시 과열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주가가 많이 오르지 않은 데다, 경기방어주 성격을 지녀 환율위험에서 자유롭다는 점이 이유로 꼽혔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오른 만큼 조정도 대비해야 한다"며 "주도주 가운데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종목
주요 증권사들은 5월 코스피 밴드를 2000~2200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스권을 벗어난 강세장을 예상하지만 외국인 이탈 위험 등 하방 리스크를 키우는 위험요소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셈이다.
[손동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