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놓은 각종 부동산 대책 관련 입법안에 대해 사사건건 딴지를 걸던 새정치민주연합이 그린벨트 해제요건 간소화 등을 담은 법안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해 빠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그린벨트 규제완화가 시행될 전망이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정성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절차 간소화 정책에 대해 “그린벨트로만 지정돼 있지 사실상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곳들을 현실에 맞게 풀어주는 조치는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다만 광역단체장이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해제를 남발할 수 있으니 이를 방지하는 절차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부작용 최소화를 주문했다. 당국 대책의 핵심인 30만㎡ 이하 중·소규모 그린벨트 해제 권한을 시·도지사에게 넘기는 내용은 국회에서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고쳐야만 가능한데 청신호가 켜진 것.
지난해 9.1대책때 정부가 발표한 공공관리제 개선책이 담긴 법 개정안에는 ‘공공관리제를 무력화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기업형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뉴 스테이’ 특별법에는 ‘기업 퍼주기 요소가 많다’는 등 정부의 주요 부동산 대책에 매번 대립각을 세워왔던 기존 야당의 행보와는 사뭇 다르다.
국토교통부는 일단 법 개정안을 6월 임시국회에 발의할 예정이다. 야당이 그린벨트 규제완화에 찬성하고 나선 것은 국토의 효율적인 활용이라는 정책의 ‘대의’에 동감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린벨트 해제 가속화로 얻을 정치적 실익이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간 지역구 국회의원, 특히 그린벨트가 집중돼 있는 곳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에게는 그린벨트를 어떻게 하면 더 빨리, 더 많이 규제완화할 수 있을지가 현안이었다. 그린벨트 규제 완화를 이끌어낸다면 내년 총선에서 주민들의 지지는 따놓은 당상인 만큼 이번 이슈에서 여·야의 구분은 오히려 무의미하다는 해석까지 나온다.
국토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박기춘 의원이 그간 그린벨트 규제를 푸는데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던 것도 주목된다. 박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남양주을은 대부분 도농복합지역으로 지정돼 무려 226.6㎢에 달하는 면적이 그린벨트로 묶여있다. 이 때문에 규제 완화를 촉구하는 지역주민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박 의원은 “국회 차원에서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고, 이번 정책에 담긴 내용 상당수를 지속적으로 정부에 건의해왔다.
다만 수도권과 지방 의원들의 대립구도가 형성되면 법 통과가 지지부진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없진 않다. 해제 수요가 몰리는 곳이 수도권인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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