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에서 한전기술 주가는 지난 7일 4만150원까지 내려오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연초 이후 21.7% 떨어진 수치다. 원전 부품 비리가 발표됐던 2013년 5월 28일 3조4000억원이던 시가총액은 이날 1조5000억원대로 내려오며 반 토막 났다.
한전기술 주가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실적이다. 원자력발전소 설계와 공사를 담당하는 한전기술의 경우 사후 관리·정비를 맡는 다른 한전 자회사 한전KPS와 달리 원전 수주가 줄면 수익에 타격을 입는 구조다. 2012년 1531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재작년과 작년 344억원, 548억원에 그쳤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이익 77억원으로 3개 분기 연속 기대치를 밑돌아 시장에 실망감을 안겨줬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한국전력이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매년 12월 한전기술 등 자회사 비핵심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공매도 세력에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분 매각 직전 공매도해 주가를 떨어뜨린 뒤, 지분이 시장에 싸게 나오면 인수해 되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취하고 있다는 것.
작년 한전기술 대차 거래에서 외국인 비중이 65%에 달했던 만큼 공매도 주체는 외국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한전이 세 차례 한전기술 주식을 매각해 2730억원을 조달한 가운데 항상 시가보다 2~3% 할인된 헐값에 팔았다"며 "매년 7~11
실제로 한전기술 거래량에서 공매도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은 편이다. 최근 6거래일만 해도 전체에서 공매도 비중이 24.2~39.9%에 달해 평균 30%대를 기록했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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