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강남역을 출발해 외곽순환도로와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차로 50여 분을 가니 광활한 택지지구가 눈에 들어온다. 이 곳까지 오는 길에 과천, 안양, 군포, 안산 등 여러 도시를 거쳤다. 차 계기판을 보니 약 50㎞ 가까이 달려왔다. 교통이 편리하다고 말하긴 힘들지만 일단 시화호를 품은 자연환경이 마음을 탁 트이게 한다.
이 곳은 경기 화성시 송산면·남양동 시화호 남쪽 간석지 일대에 조성되는 ‘송산신도시(송산그린시티)’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분당의 약 3배 규모로 개발하는 수도권 최대 신도시다.
수도권 서해안 벨트 중간 지점에 위치하는 입지적 장점을 바탕으로 관광·레저·주거 기능을 복합 지원하는 서해안 벨트 거점도시로 개발될 예정이다. 크게 동·서·남쪽으로 구분되는데 시범단지인 동쪽부터 순차적으로 개발된다. 동쪽 지구는 동탄2신도시, 동탄산업단지 등과 함께 화성시의 ‘스마트 시티’로 통합 운영된다. 남쪽 지구는 송산역(예정)을 비롯해 서울로 통하는 교통망이 중점적으로 갖춰지며, 자동차 테마파크와 산업단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시화호와 맞닿은 서쪽 지구는 마린리조트, 실버타운, 에듀타운 등이 들어선다. 수자원공사는 준공 이후 모두 6만가구, 15만명 이상이 거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국제 테마파크 유치가 재추진되면서 건설사는 물론 호텔·리조트, 유통업체, 부동산 개발업체 등의 관심이 높다.
송산신도시의 가치를 미리 알아본 건설사들이 발빠르게 나서면서 지난해 6월 동쪽 시범단지에서 첫 출시한 공동주택용지 2개 블록은 각각 7대1과 35대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지난 3월 매각입찰을 받은 4개 블록 역시 250개 건설사가 몰려 경쟁이 치열했다.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송산신도시 내 아파트 분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쪽 지구 시범단지에서 연내 4곳, 3280가구가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스타트는 ‘신도시 강자’라는 별명이 붙은 반도건설이 끊는다. 반도건설은 다음달 ‘송산신도시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를 분양한다. 지하 1층~지상 25층, 12개동에 전용면적 74·84㎡ 980가구로 구성된다. 단지 바로 옆에 유치원과 초·중교가 들어서며, 복합청사 및 상업지구와도 가깝다.
‘송산그린시티 휴먼빌’(전용면적 70~84㎡ 750가구), ‘송산그린시티1차 EG더원’(72~84㎡ 782가구), ‘송산신도시 대방노블랜드’(84㎡ 768가구)도 올 하반기 분양 예정이다.
인근 황금공인중개소의 김영수 대표는 “입지와 개발 계획은 좋은데 결국 분양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바로 맞은 편 ‘안산 푸르지오9차’의 시세가 3.3㎡당 1000만원 안팎이고, 내년 2월 입주 예정인 ‘안산 레이크타운 푸르지오’가 1000만원대 초반에 분양해 현재 3000만원가량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송산신도시 아파트의 분양가는 900만원 초반으로 예상되는데 안산보다 저렴하지만 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다소 비싸다는 평가다.
현재는 교통여건이 좋다고 할 수 없지만 아파트가 입주할 때가 되면 크게 개선된다. 2018년 신안산선이 개통되면 서울까지 약 20분대에 도달할 수 있다. 제2외곽순환도로,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서울의 주거대체 기능에 그쳤던 1·2기 신도시의 한계를 뛰어넘어 친환경·유비쿼터스·관광·휴양 등이 접목된 ‘아시아의 베니스’로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 = 고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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