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있어도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최근 시중금리가 1%대로 내려가면서 은행 예·적금에 들어가 있던 자금들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기 위해 재테크 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주식시장에 쏠리고 있다는 점. 세계 각국 주가가 양적완화에 힘 입어 큰 폭으로 치솟은 데다 국내 증시도 코스피 2100선을 넘어서자 투자자들이 증시와 주식 상품을 주목하고 있다. 원금손실 때문에 펀드를 환매하고 떠났던 투자자들이 다시 주식형펀드를 찾고 있어 수탁고가 급증하고 있다. 내친김에 주식에 직접 투자를 시작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월 평균 일 거래대금이 10조원을 넘어서고 고객예탁금이 21조원을 돌파하는 등 시중 자금이 증시로 돌아오는 징조가 숫자로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주식 시장은 대표적은 고위험 시장이다. 큰 돈을 벌 수도 있지만 반대로 원금 손실도 감수해야 한다. 특히 최근 국내 증시는 대외 악재로 조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연초 가파르게 오르던 세계 증시도 주춤하면서 투자 방향성이 불확실해지고 있다. 올초 인기를 끌었던 유럽·중국 주식과 국내 채권은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버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올 하반기로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투자자들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매일경제신문은 국내 5대 증권사 리서치센터를 대상으로 현 시점에서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직장인이 여윳돈 1억원을 어떻게 굴려야 할지 자산 포트폴리오를 짜 줄 것을 의뢰했다. 투자자의 성향은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하고 일정 수준의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투자성향을 가진 고객으로 가정했다.
▲NH투자증권
‘국내 주식형펀드 20%, 해외 주식형펀드 25%, 해외지수 연계형 ELS 20%, 해외 채권 10%, 국내채권/ELB 25%’
NH투자증권은 해외 주식형펀드와 국내채권 및 ELB에 각각 25%의 자금을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또 국내 주식형 펀드와 해외지수 연계형 ELS도 추천했다. 해외 채권의 경우는 “낮아진 금리 수준,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으로 예견된 미국의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채권의 매력도는 그리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해외 주식형펀드 상품 중에서는 ‘슈로더유로’와 ‘KB스타재팬’ 펀드를 추천했다. 슈로더유로는 유럽계 자산운용사인 슈로더투신운용의 대표 펀드다. 연초 이후 유럽중앙은행의 양적완화가 본격화 되면서 시중에 풀린 유동자금이 유럽 국가들의 실물경기 회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향후 펀드 수익률 전망이 밝은 편이다. KB스타재팬펀드를 추천한 이유에 대해서는 “선진국 중 아직까지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남아 있으며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펀드는 니케이225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로 유동성 관리와 추적오차가 낮은 장점이 있다.
국내 채권 중에는 ‘물가연동국고채’를 추천했다. 물가연동국고채는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헤지해 일반적인 국채보다 더 안정적인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경기회복 기대감에 따라 하반기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을 1.5%로 가정할 경우 세전 수익률이 3.4%로 기대된다.
NH투자증권은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향후 전망을 긍적적으로 봤다. 황장중 NH투자증권 포트폴리오 솔루션 부장은 “한국 주식은 이익 대비 주가가 저평가돼 있고 최근 기업실적도 개선되고 있는데다 배당 역시 확대되는 분위기기 때문에 글로벌 투자자의 입장에서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전망을 바탕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 중에서는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와 ‘신영고배당’ 펀드를 추천했다.
이밖에 ELS 상품으로는 NH투자증권의 ‘뉴하트형 ELS’를 포트폴리오에 집어 넣었다. 뉴하트형 ELS는 기초자산 가격이 떨어져 원금손실구간에 진입해도 만기를 최대 2년 연장해 주는 구조로 안정성이 보강된 상품이다. NH투자증권 포트폴리오의 기대수익률과 변동성은 각각 연 6.0%, 6.4%다.
▲KDB대우증권
‘주식형 펀드 30%, 채권형 펀드 33%, 부동산 등 대안자산 8%, CMA나 환매조건부채권(RP) 등 29%’
KBD대우증권은 주식형 펀드, 채권형 펀드, 증권사 CMA 상품에 분산투자 할 것을 조언했다. 큰 수익보다는 안전을 추구하는 보수적인 투자자에게 적합하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연간 기대수익률을 약 5%, 투자기간 3년으로 가정했다.
주식형 펀드 중에는 ‘피델리티글로벌’과 ‘이스트스프링차이나드래곤’ 펀드를 추천했다. 피델리티글로벌 펀드는 선진국 주식시장 전반에 분산투자 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스트스프링차이나드래곤 펀드는 중국본토 투자펀드로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운용을 하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과거 3년간 운용성과 랭킹도 1위를 지키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로는 ‘한국밸류10년배당투자’ 펀드를 추천했다. 김경식 KDB대우증권 상품개발팀장은 “한국의 주식투자는 가치주 중심보다는 배당주 중심으로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국내 금리가 1% 시대로 접어들면서 주식배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정부의 적극적인 배당성장 활성화지원으로 향후 한국에선 배당주투자가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채권의 경우는 선진국과 이머징채권펀드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트폴리오에 담을만한 펀드로는 선진국 채권에 투자하는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채권’ 펀드와 신흥국 채권에 투자하는 ‘블랙록아시아퀄리티채권’ 펀드를 추천했다.
국내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중에서는 ‘교보중단기우량채권’ 펀드를 첫 손에 꼽았다. 국내 AA급 우량 회사채로 구성돼 있어 연 2% 이상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안자산은 부동산 펀드나 리츠보다는 원자재와 인프라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리츠는 미국 금리상승에 취약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주식 및 주식형 펀드 70%, 채권 및 대안상품 30%’
삼성증권은 5대 증권사 중 가장 적극적인 자산배분전략을 제안했다. 주식 및 주식형 펀드에 1억원 중 7000만원을 투자할 것을 권했다.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투자 비율로는 45% 대 25%가 적절하다고 전망했다. 특히 주식 투자는 급변하는 시황에 따라 적극적인 운용이 필요한 만큼 간접투자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 포트폴리오는 대형·중소형, 가치·성장의 스타일을 적절히 분산해 시장을 최대한 따라가면서 알파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으로 구성됐다. 포트폴리오에는 ‘삼성 우량주장기’, ‘삼성 밸류플러스’, ‘이스트스프링 코리아리더스’ 펀드가 이름을 올렸다. 각각의 비율은 15%:10%:20%로 이스트스프링코리아리더스 펀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스트스프링코리아리더스 펀드는 내수중심 일등 기업 중 수출주로 변화하며 성장이 강화되는 기업을 집중 투자하는 펀드로 오랜 기간 상위권의 성과를 기록한 것이 특징이다.
해외투자의 경우 지역별 다각화를 통해 포트폴리오 분산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구성됐다. 포트폴리오에는 ‘하나UBS 토탈일드’, ‘슈로더 유로’, ‘삼성누버거버먼 차이나’ 펀드가 이름을 올렸다.
전체 포트폴리오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채권투자는 포트폴리오 전체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짜여졌다. 국내 채권형 펀드로는 ‘흥국멀티플레이’가 꼽혔다. 회사채 및 기업어음에 주로 투자하며 낮은 듀레이션으로 금리상승 위험에 최소한으로 노출됐다는 이유에서다. 해외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중에서는 ‘삼성파이어니어 스트래티직인컴’ 펀드가 포트폴리오 구성 상품에 포함됐다.
포트폴리오 기대수익률은 연 6.5%다. 김성봉 삼성증권 포트폴리오전략팀장은 “저성장·저금리 환경에서 자산배분을 통한 포트폴리오 투자는 가장 효과적인 투자 방법”이라며 “다만 포트폴리오 구성은 시작점에 불과. 시장환경변화에 따라 지속적인 리밸런싱 과정이 수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신증권
‘국내주식 35%, 국내채권 25%, 금융상품 10%, 해외투자 30%’
대신증권은 향후 국내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특히 국내증시가 3년만에 박스권 돌파를 노리고 있고 3분기까지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주식 투자 비중을 높게 잡았다.
업종으로는 건설·증권·화학·정유 등 경기민감주에 50% 정도를 담을 것을 권했다. 또 삼성그룹주와 같은 지배구조 관련주와 지주회사들이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초 이후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다 내츄럴앤도텍의 ‘가짜 백수오’ 사건 이후 큰 폭의 조정을 받은 제약 바이오주 역시 포트폴리오에 들어가야 할 업종으로 분류됐다.
국내 채권 시장은 기준 금리가 한차례 이상 추가적으로 인하될 가능성이 높아 3분기 이후에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전망했다. 추천 상품으로는 하반기 미국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가치 상승 기대감이 큰 만큼 특판 달러RP와 회사채를 추천했다.
직접투자를 꺼리는 투자자를 위해서는 가치주·배당주 펀드를 추천했다. 배당주 펀드 중에는 ‘한룰밸류10년투자배당’이 포트폴리오에 이름을 올렸다. 가치주 펀드로는 ‘미래에셋가치주포커스펀드’가 꼽혔다. 이밖에 공모주 시장이 커짐에 따라 ‘흥국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도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에 포함될 상품으로 선정됐다.
해외 시장 역시 유망 투자처로 추천을 받았다. 서형종 대신증권 상품기획부 팀장은 “3분기까지 유동성효과와 경기회복에 의해 유럽 주식이 유망할 전망이고 3분기 이후에는 1년간 조정을 보인 미국주식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햇다. 포트폴리오에 담을 만판 해외 주식·채권형 상품으로는 ‘한화글로벌헬스케어’, ‘슈로더유로’, ‘미래에셋인도채권’, ‘대신UBP아시아컨슈머’ 등 펀드가 뽑혔다.
▲한국투자증권
‘국내주식 40%, 국내채권 40%, 금융상품 10%, 해외투자 10%’
한국투자증권 자산 포트폴리오는 국내 주식과 채권이 집중적으로 담겨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화장품주와 엔터·레저주를 적극 담을 것을 조언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인의 화장품 소비 증가와 여가 활동 확산에 따라 이들 업종은 향후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증권과 IT업종 역시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할 업종으로 꼽혔다. 증권주들은 저금리와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이익 개선 모멘텀이 부각된다는 것이 선정 이유로 꼽혔다. IT업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대표기업들이 속한 업종이라는 점에서 향후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
채권 투자는
해외 투자처로는 유럽과 일본 주식 투자를 꼽았다. 유럽 증시의 경우 유로존의 경기 회복 기대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은 것이 강점이다. 일본은 일본은행의 양적완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담아둘만 하다.
[장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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