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조정장에 이어 올해 상승 후 박스권장에서도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가치주 운용사들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대목은 주목할 만하다.
국내 증시 주도주 자체가 IT와 자동차 등 대형 제조업에서 화장품 콘텐츠 헬스케어 등 중국 소비·신성장 산업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에 '중소형 가치주' 장세는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18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펀드정보 포털 '펀드누리'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 1조원 이상 자산운용사 11개 가운데 지난 15일 기준 최근 3개월 운용 성과가 가장 높은 곳은 신영자산운용으로 9.01%를 기록했다.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8.87%) NH-CA자산운용(8.70%) KB자산운용(8.16%) 한국밸류자산운용(8.05%) 등이 8%대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신영운용이나 한국밸류운용은 국내 대표적인 가치주 중심 자산운용사다. 이들은 최근 한 달 조정장에서도 2% 이상 수익을 내면서 강세장 이후 이어진 박스권 조정장에서 결과적으로 가장 앞선 성과를 보였다. 신영운용의 대표 가치주 펀드인 '신영마라톤' 펀드는 최근 3개월 13.70%, 한국밸류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 펀드는 같은 기간 9.21%를 기록했다.
KB자산운용도 설정액이 1조2600억원에 달하는 'KB밸류포커스'로 유명한 가치주 비중이 높은 운용사다. 밸류포커스 펀드는 최근 3개월간 9.87%를 기록했고, 특히 조정이 나타난 최근 한 달 사이에도 0.92%로 플러스 성과를 냈다. 미래에셋운용은 본래 대형 성장주 비중이 높지만 대표 국내 주식형 펀드인 '미래에셋디스커버리'와 '미래에셋인디펜던스'가 아모레퍼시픽 메디톡스 아이마켓코리아 LG생활건강 등의 종목을 과감하게 많이 담으면서 최근 좋은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교보악사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삼성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 등은 최근 3개월 수익률이 5~6%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7.6%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시장 대비 1~2%포인트 안팎으로 뒤떨어진 셈이다.
성과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운용사는 삼성그룹주 등 대형주 비중이 높다는 게 특징이다.
주요 운용사 간 엇갈린 국내 주식투자 성과는 주식 규모별 등락률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최근 3개월간 코스피가 7.6% 상승하는 동안 중형주와 소형주가 각각 18.0%와 23.6% 오른 반면 대형주는 4.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만큼 앞으로 성장성이 높은 신성장산업 중소형주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