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가 제출해 강남구가 지난 15일부터 주민 공람을 하고 있는 '구룡마을 개발계획안'에 따르면 1118가구에 이르는 임대아파트는 마을 한가운데 세 개 블록에 들어서고 나머지 일반분양 물량 1008가구는 임대단지를 좌우로 둘러싸는 형태로 역시 세 개 블록에 조성될 예정이다.
임대를 한가운데 배치하는 것은 '거주민 재정착'이라는 구룡마을 개발 당위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임대단지는 마을 주민들의 소득과 재산 상황 등을 반영해 영구 임대와 국민 임대로 조성될 계획이다. 모두 전용면적 60㎡ 이하로 이 중 278가구는 도시형 생활주택 형태로 공급될 예정이다.
일반분양 단지는 구룡산과 대모산 바로 아래 들어서게 된다. 특히 대모산 아래 E블록 281가구는 모두 전용 85㎡ 가 넘는 중대형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전체적으로 SH공사는 일반분양 물량 1008가구 중 절반에 이르는 503가구를 중대형으로 공급한다는 구상을 계획안에 담았다. 강남구 관계자는 "임대아파트는 SH공사에서 시행하지만 일반분양 아파트는 SH공사가 토지를 매입해 조성한 후 민간에 매각하면 민간이 시행해서 분양하게 된다"며 "임대와 분양 단지가 구분되는 것도 이 같은 사업 방식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대아파트만 따로 떼어내 마을 한 귀퉁이에 몰아놓을 경우 거주민들이 반발하고 여론의 지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한 배치로 보인다. 임대단지와 분양단지를 분리 개발하는 방식에 대해 업계에서도 긍정론과 부정론이 엇갈리고 있다. 한 부동산 개발업체 관계자는 "임대를 분양과 섞지 않고 분리하면 SH공사는 땅을 조금 더 비싸게 팔 수 있고 민간 사업자도 임대를 짓지 않아도 돼 부담을 덜 수 있다"며 "공공택지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가격적인 혜택도 커 분양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의견과는 반대로 임대단지 고립이 우려되고 서울시 '소셜믹스' 원칙에도 반한다는 의견도 있다. 소셜믹스는 임대와 분양가구가 한 동이나 단지에 자연스럽게 섞이도록 하는 방식으로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