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대표급 재건축 단지인 은마가 숙원인 단지 내 도시계획 도로 폐지가 일단 보류되면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서울시와 은마 재건축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열린 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은마 단지 내 도로 폐지에 대한 사전 자문이 진행됐지만 심의위원들간 찬반이 엇갈려 방침을 정하지 못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서 협의와 시의회 의견청취, 도계위 본심의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결론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도로 폐지 여부는 은마 추진위가 시에 정식으로 안건을 올리는 하반기 이후에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은마의 도로 전쟁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시는 지난 2006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에 따라 은마 단지에 폭 15m의 도시계획 도로를 넣었다. 미도아파트 입구에서 현대1차 아파트 옆까지 단지 중앙을 가로지르는 3~4차선 일반도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은마 추진위는 일반 도시계획도로를 없애는 대신 비슷한 폭의 ‘통행로’를 주장하고 있다.
도시계획 도로와 통행로는 크게 보면 같은 도로이지만 재건축 사업에서는 차이가 굉장히 크다. 도시계획 도로는 도곡로, 삼성로 등 처럼 버스 등 모든 차량이 다닐 수 있다. 반면 통행로는 단지 주민들의 보행과 주민의 일상 생활에 필요한 차량들이 주로 이용하게 된다.
도시계획도로가 깔릴 경우 외관상으로도 하나의 단지가 사실상 두 개로 나뉘게 돼 대단지 프리미엄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지하주차장과 커뮤니티 시설을 만들고 동 배치 등을 하는데도 제약이 생긴다. 업계 관계자는 “쉽게 말해 같은 도로라도 소유 주체가 서울시냐 단지 주민들이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들어 단지 내 도시계획도로의 폐지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일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 도계위 위원의 만장일치가 필요한 사전자문과 달리 본심의에서는 일종의 찬반 투표가 진행되는 만큼 도로 폐지의 여지도 있긴 하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은마가
은마 추진위 관계자는 “단지 내 차량 출입구를 남부순환로, 삼성로 등 간선도로에서 일정 거리에 떨어진 곳에 설치하면 주변 교통 흐름에 지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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