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5월 22일(14:3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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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만 EG그룹 회장이 지난해 받은 성과급 2억원의 구체적인 산정근거를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22일 코스닥 상장업체 EG는 지난 3월 제출한 사업보고서를 정정해 재공시했다. 지난해 박지만 회장이 받은 보수 6억8000만원 가운데 성과급에 해당하는 2억원의 산정 사유와 과정을 부연설명해 놓은 것이다. 이전 보고서에는 단순히 정기주주총회 이사보수한도에 따라 이사회 결의로 지급했다고만 기재했지만, 이번에는 2억원의 당위성을 상술했다.
EG는 모든 임원에 대해 개인별 기여도에 따라 당기순이익(32억원) 내에서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고 있다면서 박 회장이 ▶회사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 계열사 임직원들의 역량이 발휘되도록 조직을 이끌고 성과창출한 점(비계량 지표) ▶지난해 매출이 1562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상승했다는 점(계량 지표) 등을 강조했다.
이처럼 EG가 두 달이 지나서 사업보고서를 고친 까닭은 금융감독원이 기재내용이 미흡하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EG의 공시담당자는 "매년 똑같은 방식으로 임원 보수근거를 한 줄만 써왔는데, 올해 처음으로 금감원이 기술해놓은 것이 약하다며 내용을 보완할 것을 요청해왔다"고 말했다.
올해 금감원에서 부실을 문제삼게 된 것은 작년 사업보고서부터 연봉 5억원 이상 임원의 보수 산정근거를 구체적으로 공개토록 기업 공시서식을 지난 2월 개정했기 때문이다. 실적이 부진한 기업 오너 일가에 대해 거액의 상여금을 지급하는 폐단을 막기 위해서다. 2013년에 임원 보수기준을 공개한 501개사 가운데 64.5%에 해당하는 323개사가 '임원보수규정에 따름'이라는 식으로 근거규정을 달랑 한 줄 적어놓는 등 문제가 많다고 판단한 것. 이에 따라 더 이상 기업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양식에 맞춰 급여, 상여, 주식선택매수권, 퇴직 소득별로 산정체계를 적은 뒤 성과와 보수간 연계성을 밝히도록 했다.
금감원 기업공시국 관계자는 "EG뿐만 아니라 상장사들 사업보고서를 일체 점검해 재무·비재무 기재내역이 지나치게 단순하거나 간략한 경우 기업에 수정을 요구했다"며 "다음달 서식개정으로 바뀐 현황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코스닥시장에서 EG 주가가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박지만 회장의 주식가치도 연일 떨어지고 있다. 주가가 지난 2012년 1월 4일 최고가 8만7900원에 비해 무려 81.4%, 2013년 이후로 59.0% 급락했기 때문이다. 시가총액도 2013년 초 2989억원에서 1226억원으로 반 토막 난 상태다. 이에 따라 EG 지분 194만6323주(25.95%)를 보유한 박 회장의 보유주식 평가가치는 318억원으로 현저히 낮아졌다. 2013년 11월 대출금 상환을 위해 주식 일부를 내다팔기 전 한 때 주식가치가 1900억원이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5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