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희망퇴직자 계열사 재취업 유도

국내 시중은행 중 정규직 직원이 가장 많은 국민은행이 이달 1100여 명 규모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한다. 국민은행은 외국계 은행인 SC은행 전체 정직원 수에 육박할 정도로 넘쳐나는 인력이 리딩뱅크 탈환에 걸림돌이 되는 '비생산적 인력'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에 희망퇴직을 정례화함으로써 고질적인 항아리형 인력 구조를 개선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2~29일 임금피크제 직원 1000명과 일반 직원 45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한 결과 1121명이 최종 지원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희망퇴직자들은 이달 17일까지 회사를 떠난다. 2010년(3200명) 이후 대규모 희망퇴직은 이번이 처음이다.
희망퇴직자의 53%가량은 진급 기간이 지나 승진 기회가 없는 일반 직원들이다. 40대 만년 대리처럼 근무의욕이 떨어진 이들이 많다. 하지만 희망퇴직하면 많게는 3년치 연봉을 받을 수 있어 대거 몰린 것으로 분석됐다. 나머지 47%는 1960년 이전에 출생한 임금피크제 직원들로 최대 28개월 이내 특별퇴직금을 받게 된다. 국민은행은 앞으로도 노사협의를 거쳐 임금피크제 직원과 진급 유인이 없는 직원에 대한 희망퇴직을 유도하되 일부는 재취업을 도울 방침이다.
인력관리를 담당하는 이오성 국민은행 부행장은 "임금피크제 직원이 매년 많게는 600명가량 쏟아지고 육아휴직 1800명, 자기계발휴직 200명 등 앞으로 5년간 SC은행 전체 정직원 수(3월 말 기준 정규직 4990명)에 달하는 규모가 비생산적인 인력으로 채워질 판"이라며 "국가적 시책인 육아휴직을 제외한 나머지 인력에 대해선 '타이트'한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대신에 희망퇴직자 중 일부에게는 1년 뒤인 내년 5월께 별도 심사를 거쳐 KB생명과 KB신용정보, KB손해보험(현 LIG손해보험) 등 KB금융그룹 계열사에 재취업할 기회를 줄 예정이다. 별도 퇴직지원금 2400만원도 지원한다.
국민은행은 대졸 신입공채 규모를 지난해(300명)보다 100명 늘리는 등 올해 채용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희망퇴직 규모에 맞먹는 신규 채용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다. 이 부행장은 "희망퇴직자 1명이 나가면 3명을 선발할 수 있지만 향후 점포 구조조정과 핀테크 확대를 감안해 희망퇴직 수준에 맞먹는 청년 채용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석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