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미국 증시 혼조세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국내 확산 우려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며 이틀째 약세다. 수급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은 동반 ‘팔자’에 나서고 있다.
8일 오전 11시 5분 코스피는 전일 대비 4.60포인트(0.22%) 내린 2063.50을 기록 중이다.
이날 지수는 소폭 상승 출발했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밀려 개장 즉시 하락 전환했다.
전 거래일인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국 비농업부문 취업자수는 증가했지만 경제지표 호조가 오히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진 탓이다. 그리스가 채무상환 기한을 연기했다는 소식에 유럽 주요국 증시도 하락했다.
이 같은 대외 불확실성이 불거진 가운데 국내에서는 사그러들지 않는 메르스 우려와 오는 11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등이 지수의 발목을 잡고 있다. 주중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캐피탈(MSCI) 지수 편입 여부, 선물·옵션 동시 만기 등의 이슈가 남아있는 것도 지수에 부담이 되고 있다.
외국인은 8거래일 만에 ‘팔자’로 돌아서 이날 기관과 함께 매도하고 있다. 외국인은 340억원, 기관은 117억원 순매도 중이다. 반면 개인은 487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지수의 낙폭을 제한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차익 거래에서 256억원, 비차익 거래에서 469억원의 매도 우위가 나타나 총 727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업종별로는 혼조세다. 음식료품, 섬유의복, 종이목재, 의약품, 철강금속, 전기전자, 의료정밀, 운송장비, 유통업, 전기가스업, 통신업, 보험, 제조업은 내리고 있으나 화학, 비금속광물, 기계, 건설업, 운수창고, 금융업, 은행, 서비스업은 오르고 있다. 특히 증권업종이 5% 넘게 오르고 있다. 수출 부진과 엔화 가치 하락, 메르스에 대한 우려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개별 종목들이 대폭 상승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한국전력, 아모레퍼시픽, 삼성에스디에스, SK텔레콤을 제외한 대부분 종목이 빠지고 있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관련주는 경쟁력이 훼손됐다는 증권가 전망에 2~3% 이상 하락 중이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힌 후 상승해왔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장중 일제히 하락으로 돌아섰다. 앞서 두 회사는 지난 4일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 지분 7.12%를 경영참여 목적으로 취득했으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반대한다는 소식에 이틀 연속 상승한 바 있다.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남광토건은 다음달 매각이 재개된다는 소식에 상한가까지 치솟앗다. 남광토건은 이달 말 법원에 매각 관련 보고를 하고 허가 즉시 오는 7월부터 절차를 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전거래일 대비 7.54포인트(1.07%) 오른 714.81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유가증권시장과 달리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를 밀어올리는 중이다. 외국인이 140억원, 기관이 62억원어치를 사들이고 있다. 개인은 149억원 매도 우위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에서는 셀트리온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렘시마의 판매 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에 7% 이상 급등하는 것을 비롯해 다음카카오, CJ
이밖에 인포피아는 이날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검사시약 제품에 대한 유럽 인증과 메르스 검사시약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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