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앞다퉈 모바일은행 플랫폼을 출시하면서 '금리 사각지대'라고 불리던 중금리 대출시장 문이 열리고 있다. 그간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서민들은 바로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를 찾아 고금리 대출을 받았지만 앞으로는 모바일 대출을 많이 이용하게 될 전망이다.
8일 우리은행은 자사가 지난달 26일 출시한 모바일은행 '위비뱅크(WiBee Bank)'에 탑재된 '위비 모바일 대출' 실적이 출시 10일 만에 336건, 13억6400만원어치가 집행됐다고 밝혔다. 이 상품은 지난 4일 하루 동안 승인된 대출금액만 3억4000만원을 넘기는 등 매일 1억원 가까이 승인액이 급증하고 있다. 위비 모바일 대출은 우리은행이 SGI서울보증과 협약해 출시한 중금리 서민금융상품으로 주거래은행과 상관없이 이용 가능하다. 신용등급에 따라 5.95~9.75% 금리로 1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으며, 휴대전화 사진 촬영을 통해 본인 확인이 가능해 은행 창구를 방문할 필요가 없다.
IBK기업은행 역시 오는 18일 출범할 모바일뱅킹 플랫폼 '원뱅크'에 중금리 대출상품을 탑재할 예정이다. 현재 금리 수준, 대출한도 등을 내부 조율 중이며 다음달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은행들이 중금리 대출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 것은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금융당국 요청에도 부합하기 때문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2일 신한·KB 등 9개 금융사 임원들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저신용자들에게 10%대 중금리를 받더라도 은행이 자금 공급에 나서줬으
반면 저축은행·캐피털·대부업체 등 제2금융권 등은 수익이 악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모바일 중금리 대출 활성화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우량 고객이 은행으로 이동해 수익성이 악화되면 저축은행의 기능인 서민 금융사 역할을 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