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 회생안` 12일 표대결 주목

하림그룹이 팬오션 인수금 납입을 모두 마쳤다. 이제 하림그룹이 팬오션을 인수하기까지 남아 있는 관문은 오는 12일 관계인 집회에서 소액주주와 펼치게 될 표 대결뿐이다.
9일 하림그룹은 전날 인수대금 잔금 9071억5500만원을 팬오션에 전액 납부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본계약 체결 당시 인수가 10%를 계약금으로 미리 냈던 만큼 이번 잔금 90% 납부로 1조80억원에 대한 지급을 모두 완료하게 됐다. 이로써 팬오션은 1조1000억원에 달하는 회생채무를 상환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졸업에도 한발 더 다가간 셈이다.
그러나 인수·합병 절차가 종료되기까지 아직 한 가지 관문이 더 남았다. 이달 12일 채권단과 주주 등 이해관계인 집회에서 감자안을 포함한 변경회생계획안이 무사히 통과돼야만 법원에서 최종 인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팬오션 소액주주들이 변경안에 포함된 1.25대1 주식 감자안에 거세게 반대하고 있어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팬오션 소액주주권리찾기 카페는 관계인 집회 참여를 신고한 주식 1억500만주 가운데 4500만주에 달하는 의결권을 확보했다고 밝히고 있다. 관계인 집회에서 변경회생계획안이 통과되려면 채권단 3분의 2, 주주 2분의 1 찬성이 필요한 만큼 소액주주 측이 집계한 대로라면 부결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소액주주 카페 대표는 "카페에 위임한 주식 3100만주, 개별적으로 법원에 신고한 200만주 외에 우호 지분 1200만주 정도를 확보했다"며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이 찬성표를 던지겠지만 중립 지대에 속한 주주들이 감자안을 포함한 변경회생계획안에 동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하림그룹은 감자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팬오션 인수를 철회키로 내부 방침을 세운 상태라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다는 태도다. 하림그룹은 이번 인수자금을 토대로 팬오션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신용등급 상승으로 향후 자금 조달 비용이 크게 줄어들고, 대형 화주와 거래 재개나 신규 운송계약 체결 등 조속한 경영 정상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