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성분 분석기 업체 인바디가 최대주주의 지분 매도에도 불구하고 15일 20% 급등했다. 30% 가격 제한폭 확대 첫날 효과까지 더했다.
통상 대주주의 지분 매도가 주식 고점 신호로 읽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과 달리 해외투자자의 자금 유치로 해석되면서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매도는 회사차원의 투자 유치가 아닌 차기철 대표의 개인적인 매각인데다가, 200억원에 달하는 매각 대금 역시 회사에 투자될 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윤선 인바디 전무 역시 “해외자금의 유치가 아니라 대주주의 자기 지분 매도”라면서 “대표의 개인적인 지분 매각이라 향후 사용 계획을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개미들은 물론 금융투자업계에서도 ‘고점 신호’와 ‘성장성에 문제 없다’는 식으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차 대표는 지난 9일 시간외매매(블록딜)를 통해 보통주 52만주를 미국계 뮤츄얼펀드 와사치 어드바이저스에 매도했다. 처분 단가는 1주당 3만3000원이다. 이에 따라 차 대표의 지분율은 기존 30.69%에서 26.89%로 3.8%포인트 내려갔다.
같은 날 차 대표의 특수관계인들도 와사치에 지분을 넘겼다. 장인과 모친은 각각 7만주씩, 동생은 2만5000주씩 같은 가격으로 매도했다.
이로써 와사치는 인바디의 지분 68만5000주(5.01%)를 보유한 5% 이상 주주가 됐다. 차 대표는 본인 지분 매각만으로도 171억6000만원을 손에 쥐게 됐다. 특수관계인의 매도액까지 포함하면 226억원이다
앞서 인바디는 지난달 14일 외국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개최했고, 같은 달 28일에는 올해 잠정 매출액이 635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결론적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투자자들에게까지 장밋빛 전망을 내놓더니 대표가 지분 상당수를 현금화한 셈이 됐다.
인바디 주가는 대주주 지분 매각 소식에 12일 6.66%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으나, 이날 다시 해외자금 유치로 해석되면서 전날 낙폭 이상으로 올랐다. 이날 인바디의 종가는 전거래일 대비 7150원(20.00%) 오른 4만2900원이다. 재무적 투자자의 오버행 이슈를 염려했던 개미들도 어리둥절한 상황에서 우선은 주가 상승을 반기는 상황이다. 다만 회사 측이 이번 지분 매도가 대표 개인의 일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앞으로의 상황은 가늠할 수 없게 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투자자들이 대주주의 지분 매도를 이례적이지만 우호적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풀이한다. 장기적인 기업의 성장 동력과 주가에는 큰 영향이
박광식 교보증권 연구원은 “대주주의 지분을 받아간 와사치 펀드가 장기적인 투자로 수익을 내는 펀드라는 점에서, 시장이 이번 매각을 우호적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기업의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별다른 변화가 없어 주가에 부정적 영향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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