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6월 18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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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기업들이 발행하는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업종과 신용등급에 뚜렷한 구분 없이 투자자 수요가 들쑥날쑥한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금리 인하에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된 가운데 투자자들이 발행조건에 따라 선별적 투자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최근 수요예측을 실시한 롯데쇼핑(신용등급 AA+)은 일부 만기에서 수요 미달이 발생했지만 발행금액은 3200억원으로 모집액보다 많았다.
동일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가 만기에 따라 수요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는 최근 들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현대건설의 100% 자회사인 현대스틸산업(신용등급 A)은 안정적인 내부시장 매출에도 수요를 모으는데 실패했다.
회사채를 발행할 때마다 ‘대박‘을 내던 현대로템(신용등급 A+)은 7년물에 단 한 곳의 기관도 수요예측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발행이 취소됐고, GS이앤알(신용등급 A+)의 5년물도 흥행에 실패했다.
최근 발행이 진행 중인 회사채의 수요예측 결과들을 종합해보면 투자자들이 상당히 선별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량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라도 만기와 금리 등 발행조건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모습이다.
수요 미달이 주로 만기 5년 이상 장기물에서 나타나는 것은 장단기 스프레드 확대가 심화된 데 따라 장기물 투자심리가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장기물이 약세를 보임에 따라 발행시장에서도 장기물에 대한 투자 수요가 축소되면서 미매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결과는 시장 변동성 확대와도 무관하지 않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중금리가 오르고 글로벌 금리 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이 더욱 신중해졌다. 안심전환대출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등 수급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박진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안심전환대출 MBS 입찰로 인해 은행권의 회사채 투자 여력이 크게 감소하면서 당분간 회사채 시장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여전히 높은 글로벌 금리 변동성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전경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