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감리위원회, 동양 부실감사 4대 회계법인 징계

금융당국이 동양그룹 계열사에 대한 부실 감사 혐의를 받고 있는 국내 4대 회계법인을 징계했다.
25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감리위원회를 열고 동양, 동양네트웍스, 동양시멘트, 동양레저, 동양파이낸셜대부 등 동양그룹 계열사 6곳을 부실 감사한 혐의로 삼일·삼정KPMG·딜로이트안진·EY한영 등을 징계했다고 밝혔다. 감리위원회는 이들 회계법인에 대해 개별 사안마다 과징금·감사 업무 제한 등 중·경징계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징계는 다음달 1일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최종 확정 시 징계 수위 등이 조정될 수 있다.
금융당국은 동양 계열사들이 2005~2013년 매출과 자산을 부풀리는 등 분식회계를 하는 과정에서 이들 회계법인이 제대로 감사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당시 EY한영은 동양, 동양시멘트, 동양인터내셔널 등 3곳의 감사를 맡았고 삼일회계법인은 동양네트웍스와 동양파이낸셜대부, 삼정KPMG는 동양레저, 딜로이트안진은 동양의 감사를 각각 맡았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경영진이 의도적으로 교묘한 분식회계를 한 경우 수사권이 없는 회계법인이 분식회계를 가려내는 것은 쉽지 않다"며 "주어진 절차에 따라 회계감사한 경우에도 부실 감사라며 회계법인에 중과실이 있다고 보는 것은 과도하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금융당국의 제재로 동양그룹 회사채·기업어음(CP) 등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이들 회계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11일에도 감리위를 열고 이들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했으나 해당 회계법인들의 진술 시간이 길어져 결론을 못 낸 바 있다.
[박준형 기자 /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