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은 물론 여의도·광화문 등 서울시내 주요 업무지구 대형 오피스 빌딩 거래가 자취를 감췄다. 매물도 없고 거래도 실종된 모습이다. 오피스 공실률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어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는 진단이다.
26일 부동산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 도심의 대형빌딩 매매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세빌스코리아 조사로는 올 상반기 빌딩시장에서 거래된 1000억원 이상 대형빌딩은 쌍용양회 본사사옥을 리모델링한 중구 저동 씨티센터와 동국제강 사옥으로 쓰이고 있는 중구 수하동 페럼타워 2건 뿐이다. 씨티센터는 이지스자산운용에, 페럼타워는 삼성생명에 각각 2025억원(3.3㎡당 1830만원)과 4200억원(3.3㎡ 2489만원)에 매각됐다.
지난해 상반기 대형빌딩 거래는 7건, 1조4590억원 이었다. 1분기 2건 5865억원, 2분기 5건 8725억원 등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 상반기 거래건수와 금액 모두 절반이상 급감한 셈이다. 지난 2013년 상반기(9건, 1조9679억원)와 비교하면 감소세는 더 가파르다.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는 “부동산 펀드와 리츠에 대한 취득세 30% 감면 혜택이 지난해 말 종료되면서 올해 거래가 급감했다”고 말했다. 홍 상무는 “세제 혜택이 사라졌어도 대기 수요는 어느 정도 있는데 시장에 물건이 없다”고 전했다.
세혜택이 줄어든 게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펀드·리츠 취득세는 지난 2001년 도입이후 2009년까지 50% 감면률을 적용하다가 2010년부터 30%로 감면이 축소됐고 이마저도 지난해 종료됐다. 리츠협회 관계자는 “올해부터 리츠가 빌딩을 매입할 경우 취득세 4.6%를 부담해야 한다”며 “취득세 부담 증가는 전체적인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져 투자가 위축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형빌딩 가격이 정상범위를 벗어나 과도하게 오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속적인 공실률 상승도 기관투자자들의 대형빌딩 투자를 감소시킨 요인으로 지목된다.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강남, 여의도, 광화문 소재 3만㎡ 이상 대형빌딩 공실률은 지난해 1분기 11%에서 올 1분기 14.7%로 꾸준히 올랐다.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빌딩은 매도자 입장에서는 제값을 받기 어렵고 매수자 입장에서는 공실위험 때문에 투자를 꺼리게 만든다.
대형빌딩 시장에는 찬바람이 불지만 이와 반대로 300억원 이하 중·소형 빌딩 시장은 물건이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뜨겁게 달아 올랐다. 특히 연예인이나 강남 부유층은 청담동, 가로수길, 홍대 등 주요 핵심 상권의 100억원 이하 상가건물을 투자 1순위로 꼽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종선 알코리아에셋 대표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중소형 빌딩에 대한 자산가들의 관심은 지속되고 있어 거래는 계속 늘고 있다”며 “강남지역 50억원 내외의 중소형 빌딩은 자산가들에게특히 인기가 높아 하반기에도 거래가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핵심 상권의 중소형 빌딩의 경우 공실 위험도 높지 않고 매매차익도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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