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주요 도시 청약시장에서 '광풍'이 불고 있다. 주택경기가 활기를 띠면서 집값 상승의 꿈에 부푼 수요자들이 너도나도 청약 경쟁에 뛰어드는 양상이다. 수백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는 흥행 대박 단지가 잇달아 등장하자 건설사들도 '밀어내기'식으로 대규모 물량을 쏟아내 공급과잉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2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부산·대구에서 분양했거나 청약을 앞둔 새 아파트는 3만1257가구에 달한다.
두 지역의 공통점은 올 들어 전국에서 청약경쟁률 상위 1~3위를 휩쓴 아파트가 나왔다는 것과 주택보급률이 이미 100%를 넘어섰다는 사실이다. 부산에서는 지난 4월 분양한 '광안 더샵'이 91가구 모집에 3만4496명이 몰려 올해 분양한 아파트 중 가장 높은 평균 37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5일 1순위 청약에서 무려 12만3698명에 달하는 청약자를 모아 평균경쟁률이 363.8대1로 전국 2위를 기록한 곳 역시 부산 소재 '해운대 자이2차'다. 신규분양도 잇달아 최근 3년간 부산에서 공급된 새 아파트는 6만가구를 넘어섰다.
지방에서 분양권 거래가 많은 것은 실수요보다 단기차익을 노린 투기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부산에서 이뤄진 분양권 거래는 1만6848건으로 서울(7305건)보다 배 이상 많았다. 대구도 1만3440건으로 뒤를 이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방 수요자들 중에는 아예 수도권에 상경해 신규 분양 아파트를 사들이는 '원정투자족'도 많다"고 전했다.
부산은 이미 수요자보다 주택 수가 많아 시장이 '포화 상태'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부산 주택보급률은 105.9%다. 2009년 99.7%였던 게 2011년 100.8%로 올라선 뒤 5년째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대구도 마찬가지다. 올해 초 '동대구 반도유보라'가 평균 청약경쟁률 273.8대1로 '흥행대박'을 거둔 기세를 몰아 1만2522가구가 연말까지 쏟아져 나오지만 주택보급률은 100%를 넘어선 지 오래다. 함영진 부동산114센터장은 "중도금 등 납입 계획 없이 시세차익을 기대하며 웃돈만 보고 뛰어드는 가수요가 지방 청약시장에 몰리고 있다"며 "주택 수요를 견인할 만한 호재가 없는 데다 입주 물량도 많은 만큼 냉정하게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과 달리 지방은 오피스텔, 상가 등 투자할 수익형 부동산이 많지 않다보니 신규청약에 몰리는 경향이 크다"며 "아파트 당첨이 곧 로또라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밝혔다.
예금금리가 1%대로 하락한 가운데 오피스텔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26일 지하철 3호선 정발산역 인근에 중견건설업체인 정우건설(대표 이순재)이 318가구 규모로 공급한 오피스텔의 경우 오전 10시 모델 하우스 오픈과 함께 사
[이근우 기자 / 김태성 기자 / 임영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