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가 좋은 곳에 자금도 많이 몰렸다. 국내 주식형은 중소형주 펀드가 약 7000억원, 해외 주식형은 중국 본토와 유럽 펀드가 각각 1조원 이상 설정액이 증가했다. 최근 국내는 중간배당을 앞두고 배당주, 해외는 아베노믹스가 힘을 발휘하고 있는 일본으로 자금 유입이 집중되고 있다.
◆ 국내 중소형주 수익·자금 압도
28일 매일경제신문이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상반기 펀드(ETF 제외) 수익률과 자금 동향을 살펴본 결과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9.8%로 상반기 기준 2009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와 '동부바이오헬스케어' 펀드가 각각 연초 이후 64.6%와 57.3%로 가장 수익률이 높았다. 두 펀드 모두 바이오·제약 등 헬스케어 관련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4월 초 기준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는 메디톡스 셀트리온 동아쏘시오홀딩스 부광약품 바이넥스, 동부바이오헬스케어는 에이치엘비 종근당 메디포스트 씨티씨바이오 대웅제약 등 종목을 많이 담고 있다.
상반기 국내 주식형 수익률 상위권에 가장 이름을 많이 올린 것은 중소형주 펀드였다. '마이다스미소중소형주' '미래에셋성장유망중소형주' 'NH-CA Allset성장중소형주'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 '프랭클린오퍼튜니티' '대신성장중소형주' 등 6개 펀드가 상위 10개 목록에 포함됐다. 모두 연초 이후 수익률이 40%를 넘었다. 중소형주 펀드는 바이오·제약 관련주와 함께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한국콜마 등 화장품 종목을 많이 담은 게 높은 성과의 비결이었다.
이어 'KB액티브배당' '미래에셋고배당포커스' '유진챔피언배당주' 등 고배당 종목들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들이 30%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상반기 펀드 자금 흐름은 어땠을까. 중소형주 위주로 차별화 장세가 펼쳐지면서 펀드매니저의 종목 선택 능력에 따라 시장 대비 초과 수익률이 높은 액티브 주식형 펀드로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
개별 펀드로는 존 리 대표가 이끄는 메리츠자산운용의 '메리츠코리아' 펀드로 가장 많은 3860억원이 몰렸다. 누적 설정액 6635억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최근 6개월 사이 유입된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초 이후 30.0%의 높은 수익률을 이어가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1856억원) 'KB중소형주포커스'(1590억원) '미래에셋가치주포커스'(1237억원) '한국투자롱텀밸류'(1066억원) 등 중소형·가치·배당주 펀드로 자금 유입이 많았다.
◆ 해외 수익률 중국, 자금 유럽
해외 주식형 펀드의 상반기 전체 평균 수익률은 17.4%로 국내 주식형보다 더 높았다. 특히 수익률에선 중국 본토 펀드 강세가 단연 돋보였다. 최근 중국 증시 폭락으로 염려가 커지고 있지만 해외 주식형 수익률 상위 10개 펀드 모두 중국 본토였다. '삼성중국본토중소형FOCUS' 펀드가 연초 이후 81.6%로 가장 높았다.
중국 본토 펀드를 제외하고 연초 이후 30% 이상 성과를 기록한 펀드는 하이자산운용의 '하이일본1.5배레버리지' 펀드뿐이었다. '알파에셋투모로우에너지'와 '신한BNPP더드림러시아' 등 일부 에너지·러시아 펀드도 연초 이후 25% 이상의 성과를 나타냈다.
높은 수익률에 힘입어 해외 주식형 펀드는 3년 만에 누적 설정액이 증가했다. 상반기 해외 주식형 설정 증가액 2조7000억원 가운데 거의 대부분 자금이 유럽(1조2441억원)과 중국 본토(1조1806억원)로 들어왔다.
개별 펀드로는 '슈로더유로' 펀드가 6948억원으로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모았다. 이어 '삼성중국본토중소형FOCUS'(2532억원)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1899억원) '알리안츠유럽배당'(1822억원) '프랭클린재팬'(1638억원) 등 중국 본토·글로벌 배당·일본 대표 펀드로 각각 2000억원 안팎의 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최근 한 달 일본 펀드로 25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집중적으로 몰리고 있다. 중국 본토는 상하이종합지수가 6월 중순 7년4개월 만에 5000을 넘어선 이후 급격한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주식형 펀드의 중심은 경기 정상화 국면에 접어든 미국과 여전히 정책 수단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보유한 유럽과 일본, 선진국 경기 개선을 바탕으로 수요 회복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아시아 지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