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종금증권 대표를 지낸 김기범 전 KDB대우증권 대표가 현대증권 사장에 내정된 것을 계기로 메리츠종금증권이 ‘증권사 CEO사관학교’로 주목받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증권업계에서 10위권의 중견급으로 분류되지만 이 회사 출신 인사 상당수가 증권가의 요직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기범 현대증권 사장 내정자를 포함해 메리츠증권에서 임원급 이상으로 근무한 증권가 CEO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정해영 한양증권 사장, 한우제 한화인베스트먼트 사장 총 4명이다. 또 금융권으로 범위를 넓히면 광주은행의 김한 행장도 메리츠증권 출신이다.
김기범 현대증권 사장 내정자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메리츠증권 대표를 역임했다. 이전에 2001년부터 2007년까지 한불종합금융(메리츠종금) 시절까지 포함하면 9년간을 메리츠 식구로 지낸 셈이다. 김 사장 내정자는 메리츠증권 대표이후 2012년 KDB대우증권 대표직을 맡아 지난해까지 일했고 이번에 현대증권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한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김기범 사장 내정자보다 이전에 메리츠증권에 있었다. 그는 지난 1999년부터 2002년까지 메리츠증권의 전략영업사업본부장직을 맡았다.
한우제 한화인베스트먼트 사장은 IB(투자은행)전략센터담당 임원으로 있다가 부국증권 등을 거쳐 2012년 당시 한화기술금융 대표로 영입됐다.
김한 JB금융그룹 회장은 김기범 전 메리츠증권 사장의 전임자였다. 그는 2004년 메리츠증권에 영입됐다. 당시 그의 직급은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에 이은 부회장이었다. 그는 2006년까지 메리츠증권을 이끌었고 이후 KB금융그룹 사외이사, 전북은행장을 거쳐 현재 광주은행장 겸 JB금융그룹 회장직에 올라있다.
전직 CEO를 포함하면 그 수가 더 많다.
금융투자협회 회장직도 2대에 걸쳐 메리츠에서 배출됐다. 황건호 초대 금투협 회장은 지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메리츠증권 대표로 일했다. 유상호 사장이 임원으로 재직하던 시절이다. 유 사장이 미국에서 유학하던 시절 황 전 회장은 대우증권 뉴욕사무소에 있었는데 황 전 회장이 직접 유 사장의 입사 추천서를 써준 인연도 있다.
박종수 2대 금투협 회장도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메리츠증권 사외이사로 일하며 메리츠와 인연을 맺은 바 있다.
그 외에도 류근성 애플투자증권 사장은 메리츠증권의 리테일 전무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증권가에 메리츠처럼 금융그룹을 지향하고 금융업을 잘 이해하는 오너십을 가진 회사가 몇 안 된다”라며 “증권업을 잘 이해하고, 경영진을 신뢰하는 오너십 덕분에 좋은 CEO들이 많이 배출된 것 같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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