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층·세대 분리형 등 다양한 특화설계로 승부수를 띄우는 중대형 아파트가 속속 등장해 눈길이 쏠린다. 기존 1층이나 최고층에서나 볼 수 있던 복층 구조를 기준층(저층·최고층 제외한 나머지 층)에 적용하거나 전용면적 84㎡에 방을 4개 이상 넣어 수요자의 마음을 공략하는 식이다. 아파트 청약시장에서 소형아파트는 수백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인기가 치솟는 반면 중대형 아파트는 미달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기 위한 건설사들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흥S-클래스 센텀시티’ 전용 108㎡ E·F형은 기존 1층이나 최상층에서나 볼 수 있던 복층 설계를 기준층에도 적용했다. 1층에는 테라스와 거실·주방을 넣고 2층은 방 위주로 배치했다. 전용 108㎡A형은 외부 베란다에 소규모의 텃밭이 마련돼 실내 공기 정화는 물론 유기농 채소도 직접 재배 가능하다.
최근 청약한 ‘청라IC 대광로제비앙’ 전용 128㎡는 아래층을 거치지 않고 바로 위층으로 출입이 가능한 복층 테라스로 설계돼 두 채 구매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방3개가 보편적인 전용 84㎡에는 방 4개를 넣어 파격적이게 구성됐다.
반도건설 ‘의정부 민락2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전용 84㎡B형에는 3면 발코니에 ‘침실 2개+거실+안방’ 등 4베이(bay)로 배치하고 부엌 옆과 안방 맞은편에 알파 공간을 넣어 최대 방5개까지 가능하게 설계됐다. 지하 1층~지상 30층 10개 동, 전용 78~84㎡의 총 939가구의 대단지로 들어선다.
초저금리 시대로 수익형 부동산이 각광받으면서 한 가구를 두 세대로 분리할 수 있는 부분 임대형도 등장했다. 대우건설이 서울 서대문구에서 분양 중인 ‘아현역 푸르지오’ 109㎡B형과 ‘힐스테이트 서산’ 전용 84㎡A형은 부분 임대형으로 설계됐다.
특색 있는 중대형 아파트는 청약시장에서의 성적도 좋다. 지난 3월 광주 북구 본촌동에서 분양한 ‘이안 광주첨단’의 복층형으로 설계된 84㎡E형은 당해지역 기준 236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해 전체 평균 경쟁률(58.5대1)을 끌어올리는데 일조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 분양한 한라 ‘시흥배곧 한라비발디 캠퍼스’의 전용 119㎡는 개별 현관을 갖춘 부분 임대형으로 설계돼 259가구 모집에 309명이 몰려 순위 내 마감했다. 같은 달 분양했던 GS건설 ‘서울역센트럴자이’ 전용84㎡E 타입도 부분 임대형으로 나와 임대수입에 관심 있는 수요자들이 몰려 1순위 당해 마감했다.
이색 평면을 내세운 중대형 아파트는 몸값도 높다. 입주 5년 차인 세종시 ‘첫3단지퍼스트프라임’ 84㎡형 복층은 인근 단층 아파트뿐 아니라 같은 전용면적 아파트보다도 매매가가 비싸다. 아름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첫3단지퍼스트프라임 전용 84㎡ 복층 매매가는 최근 4억원선
이형 딜로이트안진 부동산·인프라자문그룹장은 “중대형 아파트가 소형 아파트에 비해 선호도가 밀리면서 수요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중대형 아파트가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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