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실시된 토니모리 공모청약 경쟁률이 771대1에 달했기 때문이다. 공모주 청약을 처음 해보는 김씨가 토니모리 공모주 1주를 받기 위해서는 청약증거금으로만 1920만원을 내야 했다.
청약증거금을 많이 넣을수록 더 많은 주식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 여유자금이 많지 않은 김씨에게 공모주 투자는 '하늘의 별 따기'였다. 화장품 업체들의 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토니모리 주식을 받기 위해 투자자들이 낸 청약증거금만 7조5773억원에 달했다.
최근 저금리로 예금 이자가 줄어든 데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공모주에 투자하려는 일반인이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공모에 나서는 기업들마다 조 단위 청약증거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토니모리 상장 주간사를 맡은 KDB대우증권 관계자는 3일 "최근 IPO 기업들의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보다 오르는 경우가 많다 보니 공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공모가보다 떨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묻지마'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상장한 기업 가운데 공모청약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1207대1을 기록한 제노포커스다. 맞춤효소 전문업체인 제노포커스에는 청약증거금 1조5929억원이 몰렸다. 공모가가 1만1000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의 증거금이 몰린 셈이다.
적자 기업이 기술특례 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하는 사례임에도 불구하고 1조원이 넘는 자금이 쏠리며 바이오 관련주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코스닥에 기술특례로 상장한 코아스템 역시 공모가 1만6000원짜리 주식에 청약증거금으로 무려 3조76억원이 몰렸다. 세계에서 최초로 루게릭병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했다는 소식에 기관투자가는 물론 일반투자자들까지 투자 열기가 뜨거웠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원료 의약품 업체 경보제약도 바이오주 강세 속에 청약증거금으로 3조7849억원을 끌어들였다. 경쟁률은 264대1로 제노포커스나 코아스템에는 못 미쳤다.
SK D&D 공모청약에도 청약증거금이 4조4096억원 몰렸다. 국내 부동산 개발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증시에 상장하는 사례로 기대감이 높아지며 경쟁률 575대1을 기록했다.
홈쇼핑 업체인 NS쇼핑도 청약증거금으로 4조8873억원을 빨아들였다. 다만 공모가가 23만5000원으로 다른 공모주에 비해 비쌌던 만큼 그에 비례해 증거금 규모도 커졌다. 청약 경쟁률은 237대1로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주가가 공모가보다 낮은 20만7500원(3일 오후 1시 30분 기준)에 머물고 있다.
코스닥에 상장한 유지인트 공모청약에도 2조6491억원이 쌓였다. 경쟁률도 857대1에 달했다.
전자문서 솔루션 업체인 포시에스는 26만주의 주식을 배정하는데 약 3억234만주의 신청이 들어와 청약증거금으로 1조3756억원이 쏠렸다. 청약 경쟁률은 1162대1을 기록했다. 공모청약 경쟁률이 높아지며 증거금 규모가 커지자 증권사들의 기대수익도 덩달아 확대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청약 마감 이후 공모주를 배정한 뒤 남은 돈을
이달에도 현대차 계열 광고대행사 이노션을 비롯해 펩타이드 전문업체 펩트론, 필러 전문업체 파마리서치프로덕트, 음료 제조업체 흥국에프앤비 등이 공모청약한다.
[강다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