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형 빌딩이 많이 몰려 있는 9호선 언주역 일대. <김재훈 기자> |
#2 지하철 2호선 역삼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지만 이면도로에 있는 데다 리모델링 당시 도로 사선 제한으로 건물 귀퉁이가 잘려나간 빌딩(지상 4층·대지면적 500㎡)은 B제조업체에 팔렸다. 65억원 안팎이 거론됐지만 62억원에 매매계약이 이뤄졌다. 인근 중개업소는 "입지도 다소 떨어지는 데다 바로 옆 고층빌딩에 가려져 전형적인 비인기 매물인데도 여러 법인이 매수 의향을 보였다"고 전했다.
금리가 1%대 바닥 수준을 오가면서 중소형 빌딩 투자에 불이 붙었다. 올 상반기 서울 지역 중소형 빌딩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2007년 실거래가 공개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투자 열기가 뜨겁다.
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50억원 안팎의 중소형 빌딩 거래가 가장 활발했다. 개인이 거래의 70%를 차지했다. 55~62세 공동명의 취득이 많았다. 올 들어 집값이 오르고 거래도 활발해지자 기존 중대형 아파트에서 중소형으로 갈아타면서 생긴 차익을 밑천 삼아 노후 대비 차원에서 빌딩에 투자한 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중소형 빌딩 투자 열기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빌딩 투자 수익률은 2012년 3분기 6%를 찍은 뒤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 1분기 4%대로 주저앉았다. 하지만 0%대 은행 정기예·적금 금리에 비하면 여전히 높다. 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등과 달리 임대수익뿐 아니라 나중에 매각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도 투자의 장점이다.
3분기는 지난 상반기 거래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오른 탓에 다소 관망세를 보이겠지만 10월 이후 매매가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중소형 빌딩은 수익률 극대화를 위한 레버리지와 절세 효과, 자금 출처 입증 등을 위해 투자 금액의 절반가량은 금융권 대출을 통해 마련한다"며 "기본적으로 은행 이자를 빌딩 임대수익으로 메워야 하는 만큼 임차인 구성·관리가 좋은 입지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계부채가 1100조원을 넘어선 데다 미국이 연내 금리 인
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인상되면 대출로 투자한 부동산이 많을 경우 자산가라도 부실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며 "현금 등 소득 기반이 충분하지 않으면 투자금액이 적은 다른 상품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