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핵심 관계자는 7일 "랜드마크 용지 공급조건 등 사업자 재공모를 위한 준비는 거의 끝났다"며 "박원순 시장 등 최고위층 결심만 남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급조건이 정해지면 감정평가를 거쳐 이달 안에 매각 공고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랜드마크 용지 공급조건 가운데 과거 '100층 이상'으로 돼 있던 부분을 대폭 낮춰 주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의 다른 관계자는 "박 시장도 랜드마크 용지가 100층 이상 초고층 빌딩 입지로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최저 층수가 낮아지면 사업성이 올라가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시가 랜드마크 용지 공급조건 완화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국내외 업체 3~4곳이 물밑에서 입찰 참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 사업 참여에 가장 큰 관심을 보여온 중국 뤼디그룹 외에도 중국건축공정공사와 국내 업체 1~2곳이 사업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며 "공모 조건이 과거에 비해 사업자 요구사항을 반영해 개선될 경우 입찰 참여 업체는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뤼디그룹은 제주도 드림타워에 1조원을 투자하고 용산국제업무지구, 삼성동 한전 용지, 양재동 파이시티 등 대형 개발사업 때마다 참여를 타진해 국내에 널리 알려져 있는 중국의 대표적인 부동산 개발 기업이다. 1992년 설립됐으며 연매출은 40조원이 넘고 상하이에 본사를 두고 있다. 지난해 12월 장위량 뤼디그룹 회장은 서울시청에서 박 시장과 만나 '상암DMC 랜드마크 용지 개발을 위한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하기도 했다.
CSCEC는 직원 수만 12만명에 이르는 중국 최대 건설기업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포천지는 CSCEC를 글로벌 500대 기업 중 52위로 선정했다. 중국 선전의 평안국제금융센터(660m)를 비롯해 100층 이상 초고층 빌딩만 7건 이상 시공한 경험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는 총사업비 2조7000억원으로 101층 랜드마크 타워 1개동과 85층 주거타워 2개동을 짓는 부산 해운대 엘시티 사업 시공에 참여키로 했다가 지난 4월 계약을 해지해 주목을 받았다.
DMC 랜드마크는 층수뿐만 아니라 20%로 묶여 있는 아파트 등 주거비율도 일부 조정될 전망이다. 주거비율이 5~10%포인트 상향 조정될 경우 분양 가구가 늘어 사업성은 더 높아질 수 있다. 과거 사업자인 서울라이트타워 측은 주거비율을 20%에서 30%로 올려 달라고 했지만 당시 서울시는 이를 들어주지 않았다.
서울시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기준도 일부 손볼 계획이다. 현재 총점 1000점 중 100점에 불과한 입찰가격평가 점수를 올려 최대한 땅값을 높게 써낸 업체를 선정하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랜드마크 용지 공시지가는 3500억여 원이다. 공급 조건이 완화되고 경쟁이 가열될 경우 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최소 공시지가의 1.5~2배 정도 땅값을 써내야 유리할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서울시는 한 개 업체만 입찰에 참여할 경우 바로 유찰시키지 않고 협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단독 응찰 때 유찰이 아니라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것은 그만큼 서울시가 절박한 상황이라는 방증"이라며 "DMC 랜드마크 유찰은 파이시티 사업 재개와 잠실운동장 일대 민자 개발 등에도 부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