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를 결정짓는 오는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위축된 ‘내수 진작’을 위해 다시 한 번 기준금리를 내릴지, 조금 더 관망할지 주목되기 때문이다.
8일 채권시장 등에 따르면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지난 7일 발표한 ‘채권시장 동향’을 보면 국내 채권시장 전문가 중 98.2%가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권보유 및 운용관련 종사자 124개 기관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로 총 84개 기관 114명이 설문에 응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메르스 여파에 따른 내수침체와 수출부진 장기화에 대한 우려 등 금리인하 유인과 가계부채 증가 및 자본유출 가능성에 따른 금융안정 리스크 등 인상 유인이 상존하고 있다”며 “한은 금통위가 2개월 연속 기준금리 변동을 단행할 유인은 크지 않아 이달 기준금리는 동결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한은은 올해 들어 지난 3월 저물가 지속에 따른 국내 경제에 대한 디플레이션(저물가 상태가 오래 지속돼 경제가 활력을 잃는 현상) 우려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6월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위축된 소비와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추가 금리인하(0.25%포인트)에 나선바 있다.
최근의 국내 경제는 소비 등 내수가 개선되고 있으나 수출 부진과 엔저 지속은 국내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잠재하고 있다. 물가는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으며, 정부가 발표한 3%대 성장률 전망에 대한 회의적인 인식이 퍼지고 있다.
소매판매(전년동월대비)는 지난 3월 2.8%, 4월 4.9%, 5월 3.5% 각각 늘어 플러스를 지속하고 있다. 소매판매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내구재 판매는 3월(13.5%)과 4월(13.2%) 두 자릿수 증가율에서 5월(7.5%) 한 자릿수 증가율로 떨어졌다.
경제 성장을 이끄는 수출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출 증가율은 1월 -1.0%, 2월 -3.3%, 3월 -4.5%, 4월 -8.0%, 5월 -10.9%, 6월 -1.8% 등 마이너스를 기록해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성장률 전망도 어둡다. 기획재정부는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8%에서 3.1%로 대폭 낮췄고 일각에선 3%대 성장률에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7개월째 0%대를 유지하고 있다.
가계대출은 최고치를 경신하며 가계의 빚 상환 부담을 높여 소비여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이 집계한 우리나라 가계 빚은 3월말 현재 1099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다.
대외적으로는 미국발 금리정상화와 그리스 사태에 대한 경계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임희정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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