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8일(현지시간) 악재가 속출했다.
그리스 사태에 중국 증시 폭락의 여파 때문에 다우존스 종합지수 등 3대 지수가 1.4∼1.7% 대의 하락폭을 기록했으며, 컴퓨터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해 4시간 가까이 주식 거래가 중단됐다.
뉴욕증시는 이날 난항을 겪는 그리스 채무협상과 중국 증시 폭락이라는 외부 악재로 개장 직후인 오전 9시34분 다우지수가 전날보다 0.72%,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가 0.62% 떨어지며 하락 출발했다.
정오로 가까워가면서 하락폭이 1%를 넘나드는 등 더 벌어졌다.
주식거래는 오전 11시30분께부터 정지됐다. 다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정상 운영됐다.
거래소 플로어에서 직접 거래하던 투자자들은 매수주문, 매도주문 등이 나타나지 않는 모니터를 보면서 우두커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일부 투자자들은 2013년 8월 나스닥 거래가 몇 시간 동안 중단됐던 ‘플래시 프리즈(Flash Freeze)’를 연상했다.
또 최근 빈발하는 해킹을 떠올리며 증시에 투자한 돈을 몽땅 잃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일었다.
뉴욕증권거래소는 트위터를 통해 “지금 문제는 내부의 기술적 문제이지 해킹의 결과는 아니다”며 불안 심리를 잠재우는 데 나섰다.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뉴욕증권거래소의 시스템이 멈춘 것은 통신계통 문제로 폐장 4분전 거래가 중단됐다가 이튿날 오전 재개쟝했던 2005년 6월 1일 이후 10년 여만이다.
백악관의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도 “악의를 가진 누군가가 관여한 정황은 없다”며 “백악관이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연방수사국(FBI)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전날 트위터에 국제 해커조직인 어나니머스(Anonymous)가 “내일 월스트리트에 나쁜 일이 생길지 모르겠다. 우리는 나쁜 일이 생기기를 바란다”는 글을 올린 사실이 알려져 투자자들은 해킹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했다.
뉴욕증시는 거래정지된 지 3시간45분 만에 시스템이 복구돼 거래가 재개됐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이날 투자 판단의 최대 재료로 여겼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6월 회의록 공개는 한참 지난 뒤였다.
이날 연준은 오후 2시에 회의록을 공개할 예정이었으며 투자자들의 눈이 오전부터 집중됐다.
이 회의록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가늠해볼 수 있어 매번 투자자들이 관심 갖는 소재다.
이에 따라 적시에 주식 매매를 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뉴욕증권거래소를 상대로 소송을 제
국토안보부 등 연방 정부는 일단 초동조사에서 해킹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컴퓨터 시스템 이상이 이날 오전 비슷한 시간대에 뉴욕증시뿐 아니라 유나이티드 항공,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도 발생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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