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림그룹과 손잡고 인수가 1조원대 해운업체 팬오션 인수를 성사시켜 사모펀드(PEF) 업계의 '샛별'로 떠오른 정장근 JKL파트너스 대표. 그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팬오션은 해운 분야의 안정적 사업 기반을 바탕으로 하림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도약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대표는 이번 팬오션 공동 인수 파트너인 하림을 '애그리컬처(agriculture·농업) 기업'으로 정의했다. 정 대표는 "곡물은 하림의 핵심 사업인 축산, 가공, 사료와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해외 의존도가 높다"며 "곡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팬오션이라는 수송 기반을 새로 장착함으로서 하림의 가치가 상승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팬오션 역시 해운업계 핵심 기업이지만 곡물 수송 물량을 추가로 확보하게 되면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게 됐다"며 "양사 모두가 윈윈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팬오션이 매물로 나왔을 때만 해도 하림이 가져갈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은 드물었다. 법원이 '유상증자 8500억원'을 인수 조건으로 내걸면서 당초 6000억원대로 예상됐던 매각가가 1조원대로 치솟았다. 글로벌 사모투자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조차 가격 때문에 포기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팜스코, 선진 등 현재 하림이 보유한 계열사의 인수·합병(M&A) 작업을 함께 해오면서 형성된 양사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전략적으로 접근한 것이 대어를 낚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정 대표는 "투자 대상을 고를 때 리스크를 관리할 만한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고 있으면서 동시에 해당 시장에서 1~2위를 할 정도의 지배력이 있는 회사를 선호한다"며 "최근 투자한 코스닥 상장사 와이지-원 역시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절삭공구 시장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도약을 노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한두 건의 투자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어주는 산업 생태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JKL파트너스는 연기금·공제회 등 최근 큰손들이 가장 선호하는 PEF 운용사 중 하나다. 수년간 누적돼 온 탄탄한 회수 실적과 난도 높은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투자를 매끄럽게 마무리 짓는 실력을 인정받은 까닭이다. 지난 5월 국민연금의 PEF 위탁운용사로 선정돼 10
현재까지 9개 펀드를 선보인 JKL은 청산한 3개 펀드 기준 연환산 내부수익률(IRR)이 25%에 달한다.
[강두순 기자 / 채종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