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장마철에 각광받는 이른바 ‘장마 테마주’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제습기 점유율 1위인 위닉스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00원(0.70%) 내린 1만4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앞서 위닉스는 지난 5월 말 장중 2만2800원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9일 1만3300원으로 내려앉으면서 주가가 반토막났다.
위닉스는 장마철 테마주의 대장주격이다.
장마철 테마주는 제습기, 실내 활동 관련주 등으로 예년마다 장마철을 앞두고 주가가 들썩이는 종목들을 말한다.
위닉스는 습도가 높아지는 ‘제습기의 계절’이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에만 2만1650원에서 1만5250원으로 29.6% 가량 추락했다.
지난 10일에는 태풍 ‘찬홈’의 영향으로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전일 대비 1000원(7.52%) 오른 1만4300원에 장을 마쳤지만. 낙폭을 회복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제습기 제조업체인 ‘신일산업’도 상황이 좋지 않다. 신일산업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5원(1.62%) 오른 1570원에 마감했다. 하지만 신일산업은 지난달 5월 초 2050원 고점을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 현재 1500원 선에 머물고 있다.
장마철에는 사람들이 빗줄기를 피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부쩍 늘어난다. 이 때문에 홈쇼핑업체 등 실내 활동 관련주들도 장마철 테마주로 분류된다.
CJ오쇼핑의 주가는 이달 들어 7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지난 5월 26만80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가뭄이 이어지면서 이날 전일 대비 2300원(1.11%) 내린 20만5000원에 마감했다.
반면 비가 오지 않는 ‘마른장마’가 지속돼야 주가가 상승하는 종목도 있다. 농업, 수처리 주 등이 이에 해당한다.
국내 최대 비료 생산 업체인 남해화학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꾸준히 강세를 보이던 남해화학은 지난 2월 8410원에서 현재까지 53.4%가량 상승했다.
장마철에 수요가 증가하는 농약, 비료 등의 수요가 기록적인 가뭄으로 저조한 실적이 예상되지만 농작물이나 비료의 가격 상승이 남해화학의 강세를 돕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농기계를 생산·판매하는 대동공업도 올해 들어 주가가 28.4% 가량 올랐다.
수처리 업체들 역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오롱그룹의 수처리 시공 계열사인 코오롱글로벌은 이날 전일 대비 4500원
이정수 신한금융투자 투자분석부장은 “매년 찾아오는 장마는 주식시장에도 투자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면서 “장마철이 시작되면 불쾌지수가 높아져 전자제품군, 실내 활동의 엔터테인먼트 종목의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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