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한때 3300선까지 급락했던 중국 증시가 사흘 연속 상승해 13일 장중 4000포인트를 넘어섰다. 급락장을 피해 거래정지를 신청했던 기업들이 대거 거래를 재개하고 이날 발표된 수출입 지표가 시장전망치를 웃돈 것으로 나오자 투자심리가 안정된 것으로 해석된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3일 2.39% 오른 3970.39에 거래를 마쳤다. 선전 성분지수도 4.78% 급등세로 마감했다. 특히 상하이지수는 장중 한때 5% 가까이 급등해 4030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날 상하이증시 상승은 다시 거래가 재개된 400여개 종목이 이끌었다. 상하이와 선전 두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상하이 213개사, 선전 34개사, 창업판(차스닥) 72개사, 중소기업판 40개사 등 총 359개사 주식거래가 재개됐다. 중국 매일경제신문은 “지난주 후반부터 골드만삭스와 피델리티 등 글로벌 투자기관의 중국 주식 순매수도 증시 안정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주가 상승이 당국의 정책의지에 따른 것으로, 인위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한다. 중국 증권당국은 거래정지 기업의 거래재개 허가를 심사하면서 반드시 주가가 오를 만한 ‘호재’를 마련한 경우에만 승인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중국증권망은 13일 “350여개 종목이 ‘호재’를 들고 증시로 돌아왔다”면서 대주주 지분매입이나 자사주매입 등을 대표적 호재성 공시로 언급했다. 이로 인해 아직 거래정지 상태인 1000여개 상장사들은 거래 재개를 위해 주가부양 재료를 찾기에 혈안이다.
한편 중국 감독당국이 ‘악의적 공매도’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 매체들은 외국계 자본을 공매도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왕이재정망은 이날 특집기사에서 지난달 15일부터 시작된 증시 급락 배후에 공매도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인민은행 계열 금융시보도 최근 악의적 공매도 단속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금융시보는 “글로벌투자은행들이 중국경제 성장둔화와 증시거품에 관한 비관론을 발표해 공황상태로 몰아가고, 다른 한쪽에선 레버리지를 이용해 대량 공매도를 했다”고 전했다. 공매도란 주식이 없는 상태서 팔고 나중에 사서 메우는 개념으로, 주가가 떨어질수록 이익이 커진다.
특히 금융시보는 모건스탠리를 직접 거론하며 “작년말에는 ‘상하이증시가 1년안에 1만 6000포인트를 찍을 수 있다
하지만 선진 시장과 비교해 중국 증시는 공매도 비중이 작아 당국의 공매도 조사가 다분히 정치적 목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증식 폭락에 성난 투자자들을 위해 분풀이할 대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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